'이혼숙려캠프', '나는 솔로', '무엇이든 물어보살'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JTBC, ENA·SBS Plus, KBS joy
'이혼숙려캠프', '나는 솔로', '무엇이든 물어보살'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JTBC, ENA·SBS Plus, KBS joy
'나는 솔로', '이혼숙려캠프', '무엇이든 물어보살' 등 최근 예능들이 이른바 '도파민'을 앞세워 자극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강한 화제성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재미보다 불편함이 크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일반인 출연 예능이라는 점에서, 화제성 경쟁 속 출연자 보호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SBS Plus·ENA '나는 솔로' 31기는 최근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출연자 간 갈등과 따돌림을 연상시키는 장면, 순자가 위경련 증세로 응급실을 찾는 모습 등이 담겼다. 출연자들의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장면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몰입감이 컸다는 반응과 함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는 솔로' 31기에 출연 중인 영숙과 순자. / 사진='나는 솔로' 영상 캡처
'나는 솔로' 31기에 출연 중인 영숙과 순자. / 사진='나는 솔로' 영상 캡처
'나는 솔로'는 매 기수마다 등장하는 이른바 '빌런 서사'와 복잡한 인간관계를 주요 흥행 요소로 삼아왔다. 날것의 감정과 예측하기 어려운 관계 변화는 dl 프로그램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갈등이 반복적으로 부각되고, 특정 출연자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캐릭터로 소비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재미보다 피로감이 크다", "보는 내내 불편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논란은 다른 일반인 예능에서도 반복됐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출연 부부가 과거 고등학교 교직원과 학생 관계였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30대 교직원이었던 남편과 당시 19세였던 아내의 관계, 임신과 결혼으로 이어진 사연이 방송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성인과 미성년자의 부적절한 관계를 방송용 소재로 소비한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 출연한 '가지부부' / 사진='이혼숙려캠프' 영상 캡처
지난달 23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 출연한 '가지부부' / 사진='이혼숙려캠프' 영상 캡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역시 소재 선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방송에는 유흥업소 취업을 고민하는 20대 남성이 출연했다. MC 서장훈과 이수근은 출연자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우려를 전했다. 다만 방송 과정에서 유흥업소 취업 절차와 수입 구조 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되면서, 해당 내용을 방송에서 다루는 방식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일반인 출연 예능에서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연예인 예능과 달리 꾸며지지 않은 감정과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어왔다. 하지만 방송 이후 출연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작지 않다. 악성 댓글, 조롱, 신상 추적 등 온라인상 2차 피해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솔로' 31기 출연자 일부는 방송 이후 악성 댓글과 온라인 공격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옥순은 악성 댓글로 인해 개인 인스타그램을 폐쇄했고, 경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안경점이 별점 테러를 당하는 피해를 겪었다. 방송 속 갈등 장면은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였지만, 그 여파는 출연자들의 일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의 '길티 플레저'를 자극하는 도파민 예능은 한동안 흥행 공식처럼 소비돼왔다. 갈등, 폭로, 충격적인 사연은 빠르게 화제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재생산된다. 그러나 프로그램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극은 점점 더 강해지고, 그 과정에서 출연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예능은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다. 그러나 재미가 반드시 불편함과 자극을 통해서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반인 출연자가 중심에 서는 프로그램이라면 방송 이후의 파장까지 고려하는 제작 윤리가 필요하다. 도파민이라는 이름 아래 선을 넘는 연출이 반복되는 지금, 화제성보다 건강한 재미와 출연자 보호 장치를 먼저 고민해야 할 때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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