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동원의 극장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추석 시즌을 겨냥했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은 누적 관객 191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40만 명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우치'의 능청스러움과 '검은 사제들'의 판타지적 매력이 결합된 작품을 기대한 관객들도 있었지만, 빈약한 서사와 익숙한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년 개봉한 '설계자'(감독 이요섭)의 부진은 더 뼈아팠다. 실험적인 구성과 강동원의 새로운 얼굴을 내세웠지만 누적 관객 52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00만 명과의 격차도 컸다. 대중에게 다소 낯설게 다가간 연출 방식과 장르적 호불호가 한계로 꼽혔지만, 결과적으로 '강동원 주연작'이라는 이름만으로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도 확인됐다.
물론 연이은 흥행 부진을 배우 한 명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극장 관객 감소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작품의 완성도와 마케팅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강동원처럼 오랜 시간 톱스타로 자리해온 배우에게 주연작의 성적은 여전히 중요한 평가 지표다. 흥행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 '와일드 씽'이 놓인 의미가 작지 않은 이유다.
사실 강동원에게 코미디는 완전히 낯선 장르가 아니다. 그는 활극 '전우치'(2009, 감독 최동훈)로 606만 관객을 동원하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소화한 바 있다. '검사외전'(2016, 감독 이일형)에서는 '붐바스틱' 음악에 맞춘 댄스 장면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대중이 기억하는 강동원의 매력은 완벽하게 정제된 이미지뿐 아니라, 의외의 허술함과 유쾌한 에너지에도 있다.
강동원 역시 '와일드 씽' 제작보고회에서 "원래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코미디다. 대본이 재밌었다. 꽉 찬 코미디였다"고 출연 이유를 밝히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번 영화가 단순한 이미지 변신을 넘어, 그가 대중과 다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연이은 부진 뒤 다시 코미디로 돌아온 강동원. 올여름 그가 선보일 파격적인 변신이 정체된 흥행 흐름에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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