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선화가 행사에 참석해 환한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한선화가 행사에 참석해 환한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한선화가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밝고 쾌활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익숙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결핍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톱스타 장미란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장미란은 완벽주의자인 엄마 오정희(배종옥 분)의 강한 통제 아래 살아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엄마의 뜻을 따르는 듯 보이지만, 내면에는 억눌린 정체성을 증명하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팔 없는 둘째누나'의 흥행 실패와 연기 후유증, 엄마의 과도한 간섭까지 겹치며 장미란은 점차 한계에 몰린다.

그런 장미란에게 변화의 계기가 된 인물은 황동만(구교환 분)이다. 그는 영화감독 박경세(오정세 분)를 향한 황동만의 거친 일갈을 듣고 묘한 전율을 느낀다. 이후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혹평한 황동만과 친구가 되면서, 장미란 안에 눌려 있던 감정과 균열이 조금씩 표면화된다. 한선화는 이 지점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한선화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제공= 스튜디오 피닉스·SLL·스튜디오 플로우
한선화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제공= 스튜디오 피닉스·SLL·스튜디오 플로우
특히 5화 결혼식 장면은 한선화의 연기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었다. 장미란은 축가로 싸이의 '예술이야'를 열창하며 자신을 억눌러온 통제와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감정을 토해낸다. 한선화는 과장된 해방감이 아닌, 오랜 시간 쌓인 결핍과 갈망이 한순간 터져 나오는 감정을 표현해 설득력을 더했다.

6화에서도 장미란의 복잡한 감정선은 이어졌다. 장미란은 변은아(고윤정 분)의 직언에 자존심이 상하면서도, 결국 그 말에 흔들리고 설득된다. 한선화는 이 과정에서 불쾌감과 당혹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했다. 구교환, 배종옥, 고윤정 등 개성이 강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한선화는 그룹 시크릿 활동 당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밝고 허당기 있는 캐릭터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에도 '신의 선물-14일', '자체발광 오피스', '구해줘2'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기존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밝고 통통 튀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연기적인 장점을 보여줬지만 배우로서 스펙트럼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모자무싸'에 출연한 한선화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 사진제공=고스트스튜디오
'모자무싸'에 출연한 한선화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 사진제공=고스트스튜디오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2021년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에서 연기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이른바 '4차원 똘끼녀'로 불리며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면서도 내면의 결핍이 있는 한지연 역을 개성 있게 소화하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모자무싸'로 인생 캐릭터를 또 한 번 경신했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온다.

'술꾼도시여자들'이 배우 한선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이라면 현재 방영 중인 '모자무싸'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선화는 '모자무싸'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활동을 이어간다. 그가 출연한 영화 '교생실습'은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선화는 풋풋하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품은 교생 역을 맡아 또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작품마다 다른 결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한선화가 이번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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