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MBC 예능 ‘소라와 진경’ 1회에서는 90년대를 풍미했던 이소라와 홍진경이 15년 만에 만났다. 전국 시청률은 2.5%를 기록했다.
1992년 한국 최초 슈퍼모델로 등장과 동시에 각종 방송과 광고계를 평정한 이소라, 1993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최연소로 출전해 베스트 포즈상을 거머쥐며 혜성처럼 나타난 홍진경. 같은 길로 연예계에 입문해 한때 절친한 모임 멤버였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다시 만난 두 레전드 모델 사이에는 숨 막히는 어색함과 정적이 감돌았다. 자꾸만 묘하게 어긋나는 대화는 15년이라는 세월의 깊이를 실감케 했다. 얼어붙은 공기를 녹인 건 이소라가 소중히 간직해온 홍진경의 편지였다. 과거에도 반말한 적 없다며 이소라에게 깍듯이 존댓말을 고수한 홍진경은 2005년 편지 속 반말에 동공지진 일으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이소라는 펜을, 홍진경은 직접 담근 섞박지를 선물하며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았다.
이어 두 사람은 함께 하이엔드 패션의 종착지, ‘파리 패션위크’ 도전 계획을 세웠다. 과거 2주 동안 하루에 참치캔 하나로 버티는 등 혹독한 다이어트가 트라우마로 남아 망설였다는 이소라는 그 기억이 긍정적으로 남길 꿈꾸며 도전을 결심했다. 홍진경은 시니어 모델과 은퇴 모델이 다시 무대에 서는 패션계 트렌드를 언급하며, 50대 도전기에 힘을 실었다.
과거는 이토록 화려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소라와 홍진경을 돕기 위해 달려온 톱모델 신현지는 두 사람의 포트폴리오 북에 “메뉴판인 줄 알았다. 충격 받았다”는 돌직구를 꽂았다. 직접 포트폴리오 북을 들고 다니던 과거와 달리, 요즘 MZ 모델은 태블릿이나 SNS를 활용한다는 것. 이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외 에이전시 지원 → 면접 → 브랜드 오디션 지원 → 캐스팅 오디션 → 피팅 등의 5단계를 설명했다. 현역 톱모델도 쇼 바로 직전에 의상이 빠져 무대에 서지 못할 수 있다는 냉정한 현장도 일깨웠다.
두 사람을 돕기 위해 나선 후배 모델 정소현-안재형-김호용의 아우라도 남달랐다. 자세 교정을 위해 벽에 서 있느라 벽지가 까맣게 물들었다는 에피소드부터 해외 유명 쇼를 휩쓴 이들의 활약은 이소라와 홍진경을 자극했다. 이어 “요즘은 담백하게 걷고 자연스럽게 턴한다”라며 브랜드 맞춤형 워킹법을 전수했다. 파워풀한 직진, 고양이 같은 도도한 느낌, 전위적 기괴함까지 소화해야 하는 최신 런웨이의 공식을 배운 두 사람은 실전 준비를 마쳤다.
이어지는 스냅 사진과 워킹 영상 촬영에서도 두 전설의 분투는 계속됐다. 과거 앙케이트에 웃음이 많은 연예인 2위에 뽑힌 이소라는 촬영 중에도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하고, 홍진경은 구도와 자연광에 집착하는 ‘홍쪽이’로 웃음을 자아냈다. 옛날 스타일의 보폭과 속도가 큰 과제였지만, 팔 스윙을 줄이고 보폭을 넓히라는 정소현의 특훈 끝에 거침없이 돌진하는 요즘 스타일 워킹도 해냈다. 그렇게 완성한 스냅사진과 워킹 영상이 마침내 파리로 전송됐고, 이제 에이전시의 응답을 기다리는 초조하고도 설레는 시간이 남게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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