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지드래곤은 몇몇 곡의 라이브를 소화하는 데에 버거운 기색을 보였다. 고음역 부분에서 성대 주변 근육을 무리하게 조이며 노래하다가 목소리가 갈라지자 결국 한 옥타브를 낮춰 부르는 식이었다. 2010년대 잘 부르던 음역을 더 이상 소화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감정적으로 격앙된 연출이 필요한 랩 파트에서는 후두개나 목젖을 긁는 그롤링 창법을 과하게 사용해 관객에게 부담스러움을 주곤 했다. 담백한 콘셉트의 랩을 소화하거나 잔잔한 곡에서 미성으로 노래할 때 안정적인 실력을 보였던 것관 대비된다. 과거 지드래곤이 동일한 파트를 노래하던 당시 무대 매너가 과하지 않고 매력적이었단 점을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변화다.
라이브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음향 문제 등이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모든 아티스트가 어쩔 수 없이 겪는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지드래곤의 실력이 예전과 같다고 보기에 어려움이 있단 의미다.
특히 코첼라 무대에서는 음정 보정 없이 실시간으로 음향이 송출돼 같은 그룹 멤버 대성, 태양과 실력 차이가 부각됐다. 대성은 솔로 무대에서 트로트 노래 '한도초과'와 '날 봐, 귀순'을 열창한 뒤로 긴장이 풀려 탄탄하면서도 편안한 보컬 실력을 선보였다. 태양은 오토튠이 탑재된 듯 정확한 음정으로 노래했고, 춤을 추면서도 CD를 삼킨 듯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곡의 후렴 부분에서 화려한 고음역 애드리브로 감탄을 자아냈다.
과거의 향수에 젖은 팬들은 지드래곤의 라이브 실력과 상관없이 그를 옹호하고 있지만, 일반 대중 반응은 다르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플랫폼 'X'(구 트위터)에 10년 전 지드래곤의 'BAD BOY'(배드 보이) 영상과 함께 "코첼라와는 많이 다르긴 하다"고 적었다. 그 밖에도 온라인상에선 "작년보다 목 상태 나아지긴 했지만 한창때만큼은 아닌 것 같다", "래퍼라고 해도 자기 파트인데 음을 낮춰 부르는 게 아쉽다", "랩은 잘하는데 여전히 목을 너무 긁는다", "과하거나 술에 취한 버전 같다. 예전의 지디(지드래곤)가 좋았는데"라는 아쉬움 섞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중 평가와 상관없이, 오래도록 무대를 건강히 해내기 위해서라도 지드래곤은 적절한 발성과 창법을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대로 계속 성대 주변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한다면, 향후 활동에 치명적일 정도로 성대 자체가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에서 무엇이 진짜 지디다운 멋짐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2010년대 모두를 반하게 만들었던 지드래곤의 달콤한 목소리와 여유 있는 무대 매너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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