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주차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사냥개들2'의 주인공 우도환. / 사진=텐아시아DB
4월 1주차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사냥개들2'의 주인공 우도환.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다 멈춘 30초의 짧은 영상이 때로는 수 시간 분량의 드라마 정주행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때가 있다. 화려한 액션과 강렬한 타격감을 압축한 클립을 접한 뒤, 해당 작품의 본편을 찾아보는 시청 유입 형태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드라마 홍보의 부수적인 수단에 불과했던 숏츠는 이제 본편 시청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역유입의 트리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드라마가 숏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숏츠가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시대다.
'사냥개들2' 30초에 홀려서 7시간 정주행…숏폼이 역유입 부른다 [TEN스타필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4월 1주차 화제성 지표 펀덱스에서 TV-OTT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사냥개들2'의 인기 기반에는 숏폼의 영향이 있었다. 어유선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연구원은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 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두루 분석한 결과, 액션신이 주된 드라마인 '사냥개들2'의 경우 액션신 숏폼이 조회수 상위권에 다수 포진돼 있었다"며 "기존의 여러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봤을 때 숏폼이 일부 시청자들의 본편 유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액션 장르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압축한 숏츠 클립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면서, 이를 접한 이용자들이 본편 시청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과거 예고편의 역할을 숏츠가 대체하고 있는 것. 즉각적인 도파민을 공급하는 60초 내외의 영상이 시청자에게 긴 서사를 감당할 '재미의 확신'을 심어준다.
넷플릭스 '사냥개들2'의 숏츠 영상 일부. /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넷플릭스 '사냥개들2'의 숏츠 영상 일부. /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이러한 현상은 각종 통계 자료에서도 포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 이용률은 58.6%에 달한다. 숏폼 시청 후 행동으로는 '주변에 추천/공유'가 29.8%로 가장 많았고, '댓글 작성/좋아요 등 커뮤니티 활동'(21.8%), '타인의 반응 확인'(16.5%), '관련 내용 검색'(12.2%), '원작 콘텐츠 시청'(11.3%) 등이 뒤를 이었다.

나스미디어는 '2026 인터넷 이용자 조사'를 통해 숏폼이 구매의 트리거 역할을 한다고 봤다. 숏폼 시청자의 82.5%는 매일 영상을 즐기며, 60.5%는 하루 3회 이상 접속하는 해비 유저다. 그 중 62.6%는 제품 정보를 검색하고, 4명 중 1명(24.7%)은 그 즉시 구매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에 적용한다면 시청자들의 구매는 '본편 시청'으로 치환될 수 있다.

구글의 'Think with Google'에서도 Z세대의 59%가 숏폼 앱을 통해 발견한 콘텐츠의 더 긴 버전(Long-form)을 시청하기 위해 이동한다고 했다. 숏폼이 긴 호흡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선택하는 '필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한 '사냥개들2'로의 유입에는 숏츠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됐다. / 사진=펀덱스 홈페이지 캡처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한 '사냥개들2'로의 유입에는 숏츠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됐다. / 사진=펀덱스 홈페이지 캡처
학계에서도 숏폼과 OTT 시청 사이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2023년 한국경영컨설팅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튜브 클립 영상을 많이 시청할수록 OTT 시청으로의 전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 장르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밀레니얼 세대일수록 이 관계가 강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시청 효율성을 따지는 현대인들의 소비 패턴과 맞닿아 있다. 수십 시간에 달하는 드라마 전편에 무작정 시간을 투자하기보다, 숏폼을 통해 '검증된 재미'를 먼저 확인한 후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심리다.

결국 숏폼은 이제 드라마의 '하위 생산물'을 뛰어넘어, 본편의 흥행을 좌우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고 있다. OTT 기업들이 쇼츠를 마케팅의 중심에 세우고, 다른 분야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등 숏폼 친화적인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시간 가성비를 따지는 시청자들에게 숏츠는 효율적인 '시놉시스'이자 '입덕 창구'다. 긴 서사를 따라가기 힘든 시대, 30초의 강렬함이 7시간의 정주행을 이끌어내는 이 '역전의 드라마'의 양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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