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다 멈춘 30초의 짧은 영상이 때로는 수 시간 분량의 드라마 정주행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때가 있다. 화려한 액션과 강렬한 타격감을 압축한 클립을 접한 뒤, 해당 작품의 본편을 찾아보는 시청 유입 형태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드라마 홍보의 부수적인 수단에 불과했던 숏츠는 이제 본편 시청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역유입의 트리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드라마가 숏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숏츠가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시대다.
액션 장르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압축한 숏츠 클립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면서, 이를 접한 이용자들이 본편 시청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과거 예고편의 역할을 숏츠가 대체하고 있는 것. 즉각적인 도파민을 공급하는 60초 내외의 영상이 시청자에게 긴 서사를 감당할 '재미의 확신'을 심어준다.
나스미디어는 '2026 인터넷 이용자 조사'를 통해 숏폼이 구매의 트리거 역할을 한다고 봤다. 숏폼 시청자의 82.5%는 매일 영상을 즐기며, 60.5%는 하루 3회 이상 접속하는 해비 유저다. 그 중 62.6%는 제품 정보를 검색하고, 4명 중 1명(24.7%)은 그 즉시 구매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에 적용한다면 시청자들의 구매는 '본편 시청'으로 치환될 수 있다.
구글의 'Think with Google'에서도 Z세대의 59%가 숏폼 앱을 통해 발견한 콘텐츠의 더 긴 버전(Long-form)을 시청하기 위해 이동한다고 했다. 숏폼이 긴 호흡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선택하는 '필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청 효율성을 따지는 현대인들의 소비 패턴과 맞닿아 있다. 수십 시간에 달하는 드라마 전편에 무작정 시간을 투자하기보다, 숏폼을 통해 '검증된 재미'를 먼저 확인한 후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심리다.
결국 숏폼은 이제 드라마의 '하위 생산물'을 뛰어넘어, 본편의 흥행을 좌우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고 있다. OTT 기업들이 쇼츠를 마케팅의 중심에 세우고, 다른 분야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등 숏폼 친화적인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시간 가성비를 따지는 시청자들에게 숏츠는 효율적인 '시놉시스'이자 '입덕 창구'다. 긴 서사를 따라가기 힘든 시대, 30초의 강렬함이 7시간의 정주행을 이끌어내는 이 '역전의 드라마'의 양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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