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유재석이 '해피투게더'로 6년 만에 돌아온다./사진=텐아시아DB
유재석이 '해피투게더'로 6년 만에 돌아온다./사진=텐아시아DB
KBS가 자사 간판 예능이었던 '해피투게더'의 부활을 알렸다. 2020년 종영 이후 6년 만이다. 터줏대감 유재석까지 불러들이며 야심 차게 복귀를 선언했지만, 익숙한 브랜드에 전혀 다른 포맷을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제적 '해피투게더'야…유재석 앞세워 껍질만 갈아 끼운 KBS의 무능함 [TEN스타필드]
지난 7일 KBS 측은 "'해피투게더'가 새로운 기획으로 오는 7월 첫 방송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새 시즌인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는 '함께 노래할 이유'를 증명하는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을 표방한다. 하지만 과거 '책가방 토크'부터 '쟁반노래방', '사우나 토크', '야간매점' 등 진솔한 대화와 친숙한 게임으로 사랑받았던 '해피투게더' 본연의 정체성과는 접점을 찾기 어렵다.

이번 '해피투게더' 부활의 중심에는 유재석의 KBS 직전 출연작인 '싱크로유' 제작진이 고스란히 포진해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박민정 CP를 비롯해 권재오 PD, 이민정 작가 등 주요 연출진 모두 '싱크로유'에서 유재석과 합을 맞췄던 라인업이다. 특히 박 CP는 과거 '해피투게더' 연출진 출신으로 유재석과는 '컴백홈', '싱크로유'까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핵심 파트너다. 12부작 종영 당시 '폐지'가 아닌 '시즌 종료'로 다음을 기약했던 제작진이 차기작으로 '해피투게더' 타이틀을 선하면서 이번 신작이 사실상 '싱크로유'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피투게더4', '싱크로유' 포스터./사진제공=KBS
'해피투게더4', '싱크로유' 포스터./사진제공=KBS
2024년 방송된 '싱크로유'는 파일럿 당시 2.9%로 출발했으나 정규 편성 이후 시청률이 1%대까지 하락하며 고전했다. 특히 AI와 가수들의 대결 구도는 인공지능 음성 특유의 이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적 정교함에만 치중한 나머지 음악 예능 본연의 재미를 놓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 '해피투게더'에 '싱크로유' 제작진이 합류한 것은 검증된 브랜드를 활용해 흥행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풀이도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름만 해투일 뿐 사실상 싱크로유 시즌 2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추억의 브랜드를 오디션 예능의 방패막이로 쓰지 마라", "해피투게더 특유의 소소한 토크가 그리운 거지 뻔한 음악 예능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목과 소재의 괴리감이 제작진의 기획력 부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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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해피투게더'라는 이름이 가진 강력한 화제성을 발판 삼겠다는 계산이지만, 정작 대중이 느끼는 감정은 '피로감'에 가깝다. 시청자들이 이 브랜드에 기대하는 것은 익숙한 토크와 편안한 분위기지, 낯선 음악 오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내용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방식은 화제성보다 거부감을 먼저 키우는 요인이 된다. '이름값'에만 의존해 시청자를 유입시키려는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익숙한 브랜드 뒤에 숨어 알맹이 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무능함이 계속된다면, '국민 예능'의 부활이라는 수식어는 오히려 허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유재석이라는 걸출한 MC를 보유하고도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여전히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껍질만 갈아 끼운 재탕 기획에 대중은 더 이상 열광하지 않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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