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과 김선호/텐아시아 DB
현빈과 김선호/텐아시아 DB
드라마와 영화의 흥행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대표 동력으로 꼽혀 왔지만, 언제나 '효자'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작품의 인기로 촬영지에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민 삶이 흔들리는 오버투어리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기가 되레 독이 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가 꼽힌다. 드라마 방영 이후 포항 촬영지에는 방문객이 급증했고, 제작진이 사유지 출입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주민 불편이 커졌다. 실제 거주 중인 가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사생활 침해와 생활 불편 문제가 불거졌다.
tvN '사랑의 불시착'/tvN 유튜브 캡처
tvN '사랑의 불시착'/tvN 유튜브 캡처
'사랑의 불시착'도 비슷한 흐름이다. 극 중 리정혁(현빈 분)이 피아노를 치던 스위스 이젤트발트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이 몰렸고, 결국 선착장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방문객 유입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흥행이 지역 홍보로 이어졌지만, 동시에 작은 마을이 감당하기 어려운 혼잡을 안긴 사례로 거론된다.

최근에는 일본 가마쿠라도 새로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가마쿠라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배경지로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던 곳인데, 최근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 촬영지로 다시 관심을 끌면서 혼잡이 더 심해졌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랐다. 주민들은 소음과 무단 침입, 교통 혼잡 등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관광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UN Tourism에 따르면 2024년 국제 관광객 수는 약 14억 명으로, 팬데믹 이전의 99% 수준까지 회복됐다. 관광이 다시 폭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특정 촬영지에 수요가 집중될 경우 지역 주민이 체감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지방정부들은 관광세 인상, 단기 임대 제한, 입장료 부과, 방문 동선 통제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작품 흥행 이후 한꺼번에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촬영지 관광은 짧은 시간에 방문객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사후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작품의 흥행은 여전히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 강력한 수단이다. 다만 이제는 단순히 관광객을 얼마나 더 끌어들이느냐보다, 주민 삶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 관리 체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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