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드라마 부문 및 종합 순위 2위를 지킨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제목만 12글자다. 제목만으로도 주인공이 건물주이고, 건물주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생계형 건물주 기수종(하정우 분)이 소중한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제작 중인 김혜수 주연의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준혁 주연의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방영 예정인 안효섭 주연의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역시 마찬가지다. 문장형, 설명형, 서사형 제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20년대에는 제목의 장문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ENA 최대 흥행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올초 넷플릭스 TOP10 비영어쇼 1위를 기록한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제목이 거의 10자에 가깝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유행을 넘어선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목은 이제 작품의 예술적 얼굴을 넘어,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시청자의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섬네일' 역할을 한다. 제목만으로도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얻을 수 있는 재미의 종류를 시청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해 선택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 드라마가 급증한 것도 드라마 제목 장문화에 한몫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이 그 사례다. 원작 플랫폼에서 독자의 클릭을 유도하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팬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장르적 선명성을 노출하려는 의도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문장형 제목은 이제 시청자에게 '이 드라마는 이런 재미를 줄 거야'라고 외치는 확실한 영업 수단이 됐다. 함축의 미학이 사라진 자리를 '직관의 경제학'이 채우게 된 것이다. 김연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 추상적인 단어형 제목보다는 서사가 담긴 장문형 제목을 통해 드라마의 정보 일부를 제공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전략"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긴 제목이 세분화된 타깃팅을 할 수 있기에 관심 분야가 일치하는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관심 분야가 불일치하는 시청층에게는 아예 소구되기 어렵다는 단점도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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