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하이브 사옥/사진=텐아시아 DB, 하이브 제공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하이브 사옥/사진=텐아시아 DB, 하이브 제공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어도어 간 주식매매대금(풋옵션) 소송을 담당했던 재판부가 하이브와 민 전 대표간 손해배상 공판에서 탬퍼링이라는 용어가 낯설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 2월 하이브와 민 전 대표간 풉옵션 소송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템퍼링 의혹'을 다뤘던 바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어도어가 민 전 대표와 다니엘 전 뉴진스 멤버 등을 상대로 낸 43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 중 '탬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제3자가 이탈을 유도하는 행위)이 있는데 용어가 낯설다. 주로 기계 공학에서 많이 나온다”"라면서 관련 민사 판례가 있는지 자료를 요청했다.

어도어는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그룹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 새나, 시오, 아란과 기획사 어트랙트 사이 탬퍼링 관련 소송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탬퍼링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다룬 케이스인가"라고 되물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장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장면.
이 같은 재판부 질문을 놓고 법조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선고된 풋옵션 소송에서 '템퍼링 의혹'은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이미 당시 템퍼링이 무엇인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지 등에 대해 재판부가 면밀하게 살폈어야 했다. 실제 템퍼링 개념을 모른 채 선행 재판을 판결했다면, 재판부의 공정성 논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재판부는 법적 효력이 큰 선행 판결은 판단 근거로 삼지 않고,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판결에 근거로 쓰거나 경찰의 배임 불송치 결정 기록 등을 핵심 증거로 삼으면서 일각서 판결 공정성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판사 발언만 보면 핵심 쟁점이었던 템퍼링을 모르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보인다"며 "템퍼링에 대한 다양한 사례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템퍼링에 대한 법적 판단은 재판부마다 갈리고 있다.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재판부는 지난 2월 풋옵션 재판에서 민 전 대표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의 이탈을 유도하는 탬퍼링 행위를 계획했다는 점을 주요 계약 위반 사유로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다른 재판부에선 민 전 대표의 탬퍼링 의혹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뉴진스 전속계약 관련 본안 판결 재판부는 "민 전 대표는 뉴진스가 포함된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려는 의도로 사전에 여론전 등을 준비했다"라고 판시했다. 더 앞선 6월 가처분 항고심에서도 민 전 대표가 의도적으로 전속계약의 전제가 된 통합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탬퍼링이 K팝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 아티스트와 기획사 간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탬퍼링에 대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2024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탬퍼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에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입장문을 내고 "업계에서 탬퍼링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위가 정당한 경영행위로 해석되거나 실질적인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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