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정세윤의 한끗》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 이슈를 한끗 다르게, 물 흐르듯 술술 읽히도록 풀어냅니다.

장자연 리스트→故 이은주 사건…주지훈·이나영 주연작, 현실 사건 재조명했다 [TEN스타필드]
현실과 맞닿아 있는 드라마 속 서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클라이맥스', '아너 : 그녀들의 법정'에서 고(故) 이은주 사건, 장자연 리스트 등을 연상케 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기시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안겼다.
사진제공=ENA
사진제공=ENA
지난 16일 첫 방송된 ENA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방태섭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은 추상아로 분한 배우 하지원과 부부 호흡을 맞춘다.

'클라이맥스'의 연출을 맡은 이지원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영화계에 20년간 있으면서 겪었던 일들을 시나리오에 녹였다.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모티프로 삼은 에피소드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드라마에는 실제로 현실 속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특히 지난 23일 방송된 '클라이맥스' 3회에서는 영화배우 한지수(한동희 분)가 과도한 베드신 촬영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는 2005년 세상을 떠난 故 이은주 배우를 떠올리게 한다. 고인은 영화 '주홍글씨' 이후 심리적 고통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강도 높은 노출과 베드신으로 큰 부담을 겪었던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남겼다.
사진제공=ENA
사진제공=ENA
최근 종영한 ENA '아너 : 그녀들의 법정'(이하 '아너')에서도 현실을 녹여낸 사건들이 다수 등장했다. '아너'는 과거의 거대한 스캔들에 맞서는 여성 변호사들의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배우 이나영, 정은채, 이청아가 여성 범죄 피해자 전문 로펌 L&J(Listen and Join)의 대표 변호사로 분해 온라인 플랫폼 기반 성착취와 권력형 비리, 은밀하게 이어진 카르텔을 추적한다.

극의 주요 전개는 N번방, 버닝썬 사태 등 현실 속 사건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특히 드라마에서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된 '서지윤 리스트' 신인 배우 성상납 사건은 2009년 실제 연예계에서 발생한 사건인 '장자연 리스트'를 연상시키며 현실감을 더한다.

당시 故 장자연은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문건을 남긴 뒤 사망하며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연예계와 정·재계가 얽힌 권력형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사건의 실체는 끝내 규명되지 않은 채 논란을 남겼다. '아너'가 다룬 디지털 성범죄 서사 역시 이러한 보이지 않는 카르텔과 은폐된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제공=ENA
사진제공=ENA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현실 속 사건을 드라마에서 재해석할 경우 서사의 몰입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라며 "익숙한 사건일수록 작품의 현실성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실제 사건에 대한 감정까지 환기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을 기반으로 한 서사는 설명을 최소화하면서도 빠르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다만 과도한 연출로 흐르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 평론가는 "재현 과정에서 선정성이나 자극성에 치우칠 경우, 문제의식을 환기하기보다는 사건을 이차적으로 소비하는 양상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라며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