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정규 5집 '아리랑'으로 컴백
수록곡엔 '아리랑' 등 한국적 요소 담아
영어 타이틀곡, 앨범 정체성과 괴리
수록곡엔 '아리랑' 등 한국적 요소 담아
영어 타이틀곡, 앨범 정체성과 괴리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아리랑'으로 컴백했다. 한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길 것만 같은 앨범명이다. 수록곡에는 한국어를 적극 사용, 전통 민요를 활용하거나 에밀레종 소리에 트랙 하나를 할애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타이틀곡에서는 보편적인 팝의 스타일을 차용하면서 대중적인 확장성을 추구하고, 앨범 전체적으로는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방탄소년단은 20일 오후 1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발매했다.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신보 '아리랑'에 대해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방시혁 의장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앨범 곳곳에 녹아든 한국적 정체성
팬이 아니라면 수록곡까지 찾아 들어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더블 타이틀로 컴백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케이팝 업계다. 그런 가운데 방탄소년단은 14곡으로 꽉 채운 정규 앨범, 1개의 타이틀곡을 선보이는 방향을 택했다. 자신감이 느껴지는 시도다. 솔로 및 유닛곡 없이 전부 단체곡이다. '완전체'의 무게감을 온전히 담아낸 앨범이란 점에서 팬들로서는 반가운 선택이다.
한국적 뿌리와 정체성을 향한 고민이 드러나는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1번 트랙 '보디 투 보디'에는 '아리랑'을 직접적으로 활용했다. 힙합과 국악,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트렌디하게 이뤄낸 곡이다. 2번 트랙 '훌리건'에서는 방탄소년단 특유의 강렬함과 익살스러움, 동시에 여유롭고 따뜻한 느낌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3, 4번 트랙인 '에일리언스'와 'FYA'는 과거 방탄소년단의 반항적인 느낌과 패기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앨범 앞쪽에는 강렬한 스타일의 곡들로 과거의 방탄소년단 곡을 즐겨 들었던 이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후반부에는 현재의 방탄소년단에 가까운 스타일의 곡을 배치했다.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곡을 들으며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 앨범 전반적으로 한국어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타이틀곡 'SWIM'(스윔)은 얼터너티브 팝 장르 곡으로, 삶의 파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태도를 노래한다.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하게 헤엄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풀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편안한 전개가 특징이다. 빌보드 차트와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듯 가사는 전부 영어로 쓰였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잔잔한 사운드에 '스윔, 스윔'이 반복되며 곡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2분 39초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체감 시간은 길다. 단조로운 전개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지며 궁금증 역시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방탄소년단만의 색채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어 가사도, 과거의 강렬함도 이제 수록곡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적인 요소가 일곱 멤버를 묶는 뿌리라고 강조했다. '스윔'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지난해 열풍을 이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호평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영어 중심의 가사 속에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글로벌 대중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케데헌' OST가 이 같은 구조로도 흥행에 성공했지만, 방탄소년단은 도전보단 안전한 길을 택했다.
앞서 제이홉이 참여한 '노란 동전 모으기 자선 행사' 무대에서도 한국어 가사의 흥행 가능성이 확인됐다. 제이홉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해당 행사에서 방탄소년단의 '마이크 드롭'을 선보였고, 현지 관객들은 "미안해 엄마"라는 한국어 가사를 떼창했다. 해외 팬들이 한국어 가사를 떼창하는 모습은 케이팝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서울 강원부터 경상도 충청도부터 전라도. 마마 머라카노!" ('팔도강산', 2013) / "자 부산의 바다여 (중략) 아재들은 손을 들어, 아지매도 손 흔들어, Ma City로 와" ('Ma City', 2015) /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IDOL', 2018). 한국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방탄소년단인 만큼,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내건 앨범에서는 타이틀곡에서도 이에 걸맞은 색채가 기대됐다. 그러나 '스윔'은 이러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이 노래하듯 사람은 끊임없이 삶의 파도 속을 나아간다. 이들의 성장과 이에 따른 곡 스타일의 변화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K팝 스타로서의 방탄소년단과 글로벌 팝 아티스트 BTS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내는 이질감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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