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프로젝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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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거든 흔들려 볼게요. 그럼에도 꽃은 피더라구요."

배우 정은채가 '아너 : 그녀들의 법정'(이하 '아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로 꼽은 말이다. 정은채는 '아너'에서 강신재를 연기하며 "모든 것이 무너지더라도 괜찮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또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프로젝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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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아너'에 출연한 정은채를 만났다. '아너'는 거대한 스캔들이 되어 돌아온 과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세 여성 변호사의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정은채는 여성 범죄 피해자 전문 로펌 L&J(Listen and Join)의 대표 강신재 역을 맡아 배우 이나영, 이청아와 20년 지기 친구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 11일 종영한 '아너'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4.9%, 전국 4.7%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대해 정은채는 "2026년을 '아너'를 통해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매주 본방사수해 주시고 결말에 관심 가져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에 드라마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나영, 이청아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정은채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정말 오래된 관계처럼 느껴졌다. 20년 지기 친구를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것도 있고, 타고난 기질적인 부분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가장 막내라서 언니들이 귀여워해 주시기도 했어요. 사실 저희가 셋 다 조용한 성격이라 친해지는 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던 것 같아요. 쉬는 날 시간을 맞춰서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더 뜨거운 정이 생겼습니다. 하하."
사진제공=프로젝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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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여성 세 명이 중심이 되는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보통 오래 고민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 작품은 유독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만으로 선택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고민이 길었지만 결국은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운명처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신재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정은채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보다 연기를 하면서 더 어려움을 느꼈다. 불면의 밤이 이어질 정도였다"라며 "초반에는 캐릭터의 시작을 잘 끊어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신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연기적으로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어렵긴 해도 숙제와 고민을 안겨주는 캐릭터라 더 재미있기도 했어요. 오히려 평면적이고 단순한 캐릭터였다면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강신재를 연기하면서 초반과 후반의 강신재를 조금 다르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더 사람답게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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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냐고 묻자 정은채는 "'바람이 불거든 흔들려 볼게요. 그럼에도 꽃은 피더라구요'라는 대사가 생각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강신재를 연기하며 모든 것이 무너지더라도 괜찮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또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너' 최종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또 다른 거대한 범죄 카르텔의 등장을 암시하며 시즌2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정은채는 "열려 있는 결말이라 시청자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엔딩이었다. 드라마와도 잘 어울리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항상 빛과 어둠, 선과 악은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이 '아너'에 잘 나타났다고 생각했고, 결말 역시 정말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작품 속 인물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삶을 이어갈지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드는 엔딩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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