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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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도 락이나 다른 장르처럼 홍대와 인디 씬에서 시작해 점차 규모가 커진 음악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쇼미더머니'가 힙합 씬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는 그 시기의 힙합을 함께 기록해 온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엠넷 '쇼미더머니12'(Show Me The Money, 이하 '쇼미')를 연출한 최효진 CP의 라운드 인터뷰가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센터에서 최근 열렸다. '쇼미'는 대한민국 최강 래퍼와 신인 래퍼가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2012년 6월 첫 방송됐다. 올해 선보인 '쇼미12'는 2022년 12월 종영한 시즌11 이후 약 4년 만에 돌아온 새 시즌이다.

국내에서 힙합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초반이다.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리쌍 등이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후 2010년대 중후반에는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코, 비와이, 박재범 등의 음악이 폭넓은 사랑을 받았고, 그 중심에는 '쇼미'가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했다.

다만 최근에는 힙합의 영향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장르 자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줄어들면서 "한국 힙합 신이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프로그램을 향한 주목도 역시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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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새 시즌을 선보인 최 CP는 "'쇼미'는 한국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K-힙합과 함께 성장해 온 콘텐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에서 오는 무게감도 분명히 있어 시즌을 준비할 때마다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힙합 장르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CP는 "힙합을 하는 친구들이나 프로듀서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스타일과 개성이 매우 강한 장르라는 걸 느낀다"며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내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캐릭터가 또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순간에는 악동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역시 힙합이 가진 매력"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개성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예측하기 어려운 참가자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각자의 색깔을 보여준다"며 "'쇼미'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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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CP는 "'쇼미'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쳐왔다"고 짚었다. 그는 "가사를 직접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음악이다 보니 시대에 따라 메시지와 스타일이 달라진다"며 "음악 트렌드 역시 계속 변화한다. 그런 흐름이 '쇼미'라는 틀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움직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제작진이 포맷에 변화를 주더라도 시청자들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며 "그룹 대항전 같은 새로운 시도도 그런 맥락에서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프로그램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힙합 생태계를 교란한다'거나 '씬을 망친다'는 이야기도 과거에는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힙합의 흐름을 기록하는 콘텐츠가 된 것 같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책임감을 느끼느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으로서 힙합 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특정 장르를 좌지우지하거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힙합을 업으로 삼고 인생을 걸고 활동하는 분들이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쇼미'가 오랫동안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프로그램인 만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측면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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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힙합 씬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최 CP는 "힙합은 흥했던 시기도 있었고 어려움을 겪던 시기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2025년, 2026년 현재의 힙합 씬은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고 느낀다. 음악적인 스타일도 다양해졌고,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개성 역시 폭넓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흐름이 프로그램 안에서도 잘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참가자 중에는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뮤지션도 많다"며 "그들의 음악적 색깔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근에는 다른 장르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는 시기"라며 "'쇼미' 안에서도 그런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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