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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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독식 논란의 두 얼굴…흥행과 형평성 사이 흔들리는 '안나 카레니나' [TEN스타필드]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가 쏟아지는 연예계 이슈들 속 독자들의 의견을 대변합니다. 두 가지의 상반된 주장,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출연 예정인 '안나 카레니나'의 스케줄표를 두고 이른바 '캐스팅 독식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배우에게 공연 회차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트리플 캐스팅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흥행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론도 맞서고 있다.

28일 '안나 카레니나' 제작사 측이 공개한 개막 후 약 5주간의 스케줄표에 따르면, 옥주현은 전체 38회 공연 중 23회 무대에 오른다. 같은 역할로 트리플 캐스팅된 이지혜(8회), 김소향(7회)의 출연 회수를 합쳐도 15회에 그친다. 옥주현이 전체 공연의 약 60%를 소화하는 구조로, 특정 배우에게 무대가 집중됐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 같은 편성에 일부 뮤지컬 팬들은 "트리플 캐스팅의 의미가 사라졌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다른 두 배우의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들러리 캐스팅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연기자에게 무대를 몰아줄 계획이었다면 굳이 트리플 캐스팅을 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문제 제기다.

논란은 남자 배우들의 스케줄과 비교되며 더욱 증폭됐다. 남자 주연진인 문유강, 윤형렬, 정승원은 각각 14회, 12회 등 비교적 고르게 회차가 분배된 반면, 여자 배우들만 유독 불균형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배우 컨디션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온다. 옥주현은 현재 '보니 앤 클라이드'에서 보니 파커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오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레드북' 부산 공연, 2월 6일부터 8일까지 수원 공연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안나 카레니나' 연습 일정까지 겹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목 상태와 체력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옥주현은 2021년 '위키드' 공연 당시 컨디션 난조로 일부 회차가 취소돼 제작사가 사과 및 환불 조치를 한 바 있다. 2023년에도 '베토벤 시크릿 시즌2'와 '레드북' 공연 중 건강 문제로 캐스팅 일정이 변경된 사례가 있어, 이번 과도한 스케줄 편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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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을 고려하면 티켓 파워가 검증된 배우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이 제작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옥주현은 오랜 기간 뮤지컬계에서 실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아온 배우로, 제작사들이 작품의 안정적인 흥행을 위해 간판 배우 중심으로 편성을 짜는 것은 업계에서 낯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사례도 있다.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주인공 파이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지만, 박정민 회차는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반면 박강현 회차는 VIP석부터 빈자리가 눈에 띄는 등 극명한 관객 반응 차이를 보였다. 흥행 성과가 캐스팅 편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스타 배우를 중심으로 한 편성과 홍보는 흥행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익숙한 방식"이라면서도 "다만 한 캐릭터에 여러 배우가 캐스팅된 작품일수록 관객의 기대 역시 다양해지기 때문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한편 '안나 카레니나' 제작사 측은 이번 옥주현 회차 분배 논란과 관련해 "캐스팅과 회차 배분은 제작사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의 고유 권한으로, 별도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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