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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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장항준 감독이 박지훈을 칭찬했다.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을 만났다.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 후 폐위 당해 영월로 유배온 단종과 유배지 마을 촌장의 이야기. 조선 6대 왕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배우 유해진, 박지훈이 주연을 맡았다.

극 중에서 유배당한 왕 박지훈과 유배지를 감시·관리하는 촌장 유해진은 점차 정을 쌓아가며 부자 관계처럼 애틋해진다.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생각 못했는데, 촬영하면서 '이건 부자 관계가 되겠구나' 싶었다. 상전과 하인의 관계에서 부자 관계로 변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유해진이 박지훈을 아꼈다. 박지훈도 이해는 안 되지만 유해진을 따랐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상하게 둘이 처음부터 좋아했다. 희한하다. 사람이라는 게 서로 끌리는 게 있나 보다. 점점 서로 믿고 의지한다는 게 느껴져서 두 사람은 신은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고 전했다.
장항준 감독 / 사진제공=쇼박스
장항준 감독 / 사진제공=쇼박스
단종 역 캐스팅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약한영웅'에 출연했던 박지훈을 추천했다고. 장항준 감독은 "박지훈의 심연에 침전해 있는 눈빛이 좋았다. 캐릭터가 분노에 차 있는데, 그게 언제 터질지 모른다. 어느 순간 터진다. '약한영웅' 박지훈의 모습에서 그걸 봤다"고 설명했다.

흔히 알려진 역사에는 단종이 나약한 인물로 표현되지만, 장항준 감독은 다르게 그렸다. 그는 "원손, 세손, 세자, 왕의 코스를 유일하게 거친 사람이라더라. 할아버지, 아버지가 왕이고 할머니, 엄마는 왕비였다. 적통 중의 적통이다. 나약하고 비겁하고 힘이 없었을 거라고 하는 건 역사상 결과론적 추측이라고 생각했다. 총명했고 활쏘기도 잘했다더라. 초기 때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정사를 펼치려고 대신들 사이에서 투쟁했다고 한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강했던 왕, 장항준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모습이었다. 장항준 감독은 "그런 양자의 면을 박지훈 씨가 다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은 "박지훈 씨는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다. 20대 같지 않다. 한결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금도 대스타이지만 더 대스타가 돼도 흔들림 없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들뜨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캐스팅 과정에서 다소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박지훈의 수척한 외모를 예상했는데, '휴식기'였던 박지훈이 살이 올라 나타난 것. 장항준 감독은 "다른 사람인 줄 알 정도로 살이 쪘더라. 체중 감량 얘기도 했다. 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뺀다더라. 그런데 만나고 또 만나도 안 빼더라. '내 유작이 되겠구나' 했다"며 폭소케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박지훈은 15kg을 감량했다. 장항준 감독은 "살이 쫙 빠져서 나타났더라. 운동하면서 빼면 살 위에 근육이 더해지니까 운동도 안 하며 뺐다고 한다. 단종 캐릭터가 근육 있고 승모근 있고 그러면 안 되지 않나"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볼 때마다 놀랄 정도로 쭉쭉 빠지더라. 의지가 상당한 친구였다. '나중에 큰 배우가 되겠구나' 싶어서 '초창기에 많이 우려먹어야겠다'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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