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첫 방송된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로, 작년 추석 한 회 방송만에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 하며 글로벌 공감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장윤정이 MC를 맡고, 조혜련, 손태진, 오마이걸 효정이 패널로 함께한다.
첫 방송에서는 밴드 '사랑과 평화' 보컬 이철호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94세의 어머니 김정옥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철호는 "어머니가 옛날에는 박사할머니로 불릴 만큼 동네 해결사였다"라며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안타까워했고, 어머니와 함께 기억을 소환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모교를 걸은 뒤 '기억 정류장'으로 향한 두 사람은 '메모리 싱어' 인순이가 안내하는 '기억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은 어머니의 인생을 담은 작은 박물관 같았다. 젊은 시절의 사진, 아들의 어린 시절 졸업앨범, 어머니가 미군부대에서 전화교환원으로 근무하던 25년 간 착용했던 헤드폰, 남편과의 추억이 깃든 소품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철호가 추억이 담긴 물건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어머니에게 묻자 한동안 모든 걸 "몰라"라고 답하던 어머니는 아들의 유치원 졸업앨범을 보며 '영화유치원'을 또렷하게 기억해내고 말썽꾸러기 아들의 어린시절 모습까지 선명하게 떠올려 출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과 관련된 추억으로 잊었던 기억의 문을 하나씩 열기 시작한 어머니는 아들이 헤드폰을 씌워주자 유창한 영어로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상황까지 재현해 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머니는 먼저 떠난 막내 아들을 떠올리며 "병이 들어 떠나갔잖아. 많이 울었어"라고 눈물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의 끝에서 이철호와 어머니는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아들의 대표 곡인 '한동안 뜸했었지'가 흘러나오고 손으로 박자를 맞추던 어머니는 놀랍게도 "한동안 뜸했었지"라는 첫 소절을 정확하게 기억해 부르기 시작하는 기적을 보여줬다. 이철호는 어머니가 노래를 마음 편하게 부를 수 있게 추임새도 넣고 가사 시작 부분을 같이 부르며 어머니의 기억의 빈틈을 채워줬다. 이철호와 어머니가 한 소절씩 나눠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스튜디오에 있는 모두를 자리에서 일어나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무대가 끝난 뒤, 이철호는 "엄마가 이렇게 기억하고 노래해주실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장윤정이 어머니에게 "오늘 무대 어땠어요?"라고 묻자, 어머니는 해맑은 웃음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따봉!"이라고 대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철호는 "엄마와 함께한 무대는 처음이다. 오늘을 엄마는 잊어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기적을 보여준 듀엣 무대에 장윤정은 "완벽한 듀엣 무대를 보여줬다"며 감격했다.
무대의 마지막은 인순이가 장식했다. 인순이는 "오늘 이 시간은 살아온 인생과 청춘을 추억하는 선물같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하며 어머니를 위해 선택한 곡 '선물'을 불렀다. 마음을 어루만지듯 전하는 따뜻하고 섬세한 목소리는 스튜디오를 위로와 여운으로 가득 채우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노래가 끝난 뒤, 장윤정은 "이 노래가 오늘의 이야기를 완성시켰다"며 "음악이 기억을 이어주는 기적의 순간을 우리 모두가 목격했다"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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