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현/사진제공=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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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했잖아요. 울부짖는 노래는 이제 안 먹혀요. 대신 섬세한 감정을 보여주려고 해요. 노래할 때 음정을 일부러 많이 흔들고, 음 이탈도 내봤어요."

가수 이현이 그의 특기인 폭발적인 가창력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앨범 기준으로 무려 14년 7개월 만에 컴백하는 만큼 시대에 발맞춰 변화를 꾀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세 번째 미니 앨범 'A(E)END'(앤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현은 이날 4년 만의 컴백 소감으로 "라디오를 진행하다 보니 마지막 음원으로부터 4년이나 지난 줄 몰랐다"며 "컴백이 기쁘면서도 기다려준 팬들에게 미안함도 크다. 앞으로 나의 시간을 빠르게, 열심히 쓰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가수 이현/사진제공=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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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은 'A(E)ND'에 대해 "이번 앨범에서 다룬 메시지는 '사랑하는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보듬는 과정'이다. 내 존재로 세상의 어려운 일을 이겨낼 힘을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나의 존재가 너에게 그리 큰 존재가 아니었음을 느끼면서 관계를 마무리 짓는 흐름으로 앨범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현은 "요즘 사랑은 예전 사랑과 180도 다르다"고 해 궁금증을 더했다. 그는 "옛날이었으면 '너의 모든 고통을 품을 수 있다!'라고 외쳤을 것"이라며 "과거보단 더 배려가 넘치는(?) 식으로 노래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수 이현/사진제공=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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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은 2007년 빅히트뮤직이 내세운 첫 그룹 에이트 멤버로 활동했다. 그는 그룹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빅히트뮤직에서 하이브가 탄생하고, 하이브가 국내 대형 엔터 4사 중 하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본 소감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변 환경이 변한다고 생각보다 혼란스럽진 않았다"며 "빅히트, 하이브라는 그룹은 아이돌을 위해 최적화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회사 안에서 내 영역의 일을 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현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내 인생 살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성과를 꼭 내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후배들이 워낙 잘 나가주니 나는 내 일만 신경 쓰면 된다. 고마운 상황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수 이현/사진제공=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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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밴드 음악 중심으로 음원 시장이 돌아가는 데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현은 "요즘 사람들이 발라드를 안 듣는다곤 생각 안 한다. 다만 새로운 발라드를 안 듣는 것 같다"라며 "삶이 팍팍해서이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그는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기엔 내 하루가 너무 힘든데 언제 음악을 디깅해서(새로 찾아) 들을까. 예전에 좋아했던, 즐거웠던 시절의 음악을 듣는 거다. 그래서 리메이크 앨범도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챌린지 계획이 없냔 질문에 이현은 "이제 챌린지는 신선하지 않은 느낌이다. 콘텐츠가 너무 많다. 노력 대비 가성비가 좋지 않단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하다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면서도 "편곡을 다시 하기엔 일이 너무 커진다"며 아쉬워했다

이현은 2021년 7월 발표한 싱글 '바닷속의 달' 이후 4년 만에 미니 3집 'A(E)END'로 복귀했다. 음반으로는 2011년 미니 2집 '내꺼중에 최고' 이후 14년 7개월 만이다. 'A(E)ND'에는 타이틀 곡 '이즘에서 널' 등 관계의 시작과 끝에 대한 여섯 곡이 담겼다. 이현은 6곡 중 총 5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이현의 미니 3집 'A(E)END'는 1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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