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 '파인')에서다. 정윤호가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며 연기자로서의 전환점을 맞았다.
'파인'은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촌뜨기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올해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중 한국에서 '최다 시청'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아태 지역(APAC)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시청 수에서는 2위였다. '파인'은 각기 다른 욕망을 품고 모여든 짠내 가득한 생계형 촌뜨기들을 통해 다채로운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정윤호가 연기자 활동을 시작한 건 2009년 드라마 '맨땅에 헤딩'부터다. 시작은 불안했다. 준비가 미흡했고 어색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정윤호는 영화 '국제시장', 드라마 '야왕', '야경꾼 일지', '레이스' 등으로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았다. 그래도 언제나 연기력 논란이 따랐다. 그는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많이 했다", "관심이 있어서 악플을 달아준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욱 질타해달라", "항상 고민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하는 등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정윤호는 '파인'을 통해 연기자로서 재평가받게 됐다. 그는 멀끔한 평소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거친 성격의 벌구를 연기하기 위해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허세 가득한 벌구를 표현하느라 화려한 옷, 껌, 담배 같은 소품으로 시각적 효과도 높였다. 대본에 나오지 않은 벌구의 서사도 감독과 상의했다고. 그는 "준비할 때 심적 부담감이 좀 있었다. 하지만 언어적 측면(사투리), 패션과 같은 외적인 측면, 내적인 측면 등을 매력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다만 '파인'이 다음 주 최종화를 앞둔 상황에서, 벌구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선사했다. 개연성 부족한 서사에 시청자들은 "유노윤호 살려내"라며 아쉬워했다. '파인'에 맛깔나는 재미를 더했던 유노윤호의 퇴장을 유감스러워하는 것. 그만큼 유노윤호의 캐릭터성이 돋보였다는 방증이다.

유노윤호는 이처럼 연기자이자 가수로서 재평가받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유노윤호가 버티고 노력하며 끝없이 '셀프 레슨'을 반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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