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 김민기, 오늘(21일) 1주기…"복각 LP 발매·추모 행사 NO"
대학로 학전의 상징이었던 가수 김민기의 1주기다.

김민기는 지난해 7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2023년 가을께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1951년생인 고 김민기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출신으로, 가수이자 연출가, 극장 운영자, 그리고 한국 포크 음악의 선구자였다. 그는 1971년 발표한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가을편지', '꽃 피우는 아이' 등 시대를 관통하는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91년, 그는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서울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열었다. 학전은 뮤지션 김광석,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들국화, 노영심 등이 무대를 채운 라이브 콘서트의 공간이었고, '지하철 1호선', '의형제', '개똥이' 등 한국적 정서를 담은 창작 뮤지컬이 탄생한 산실이기도 했다. 또한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같은 학전 어린이 무대로 아이들의 삶과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학전은 수많은 배우와 창작자들의 출발점이었고, 관객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쌓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김민기의 투병과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2023년 3월 폐관이라는 아쉬운 결정을 내렸다.

김민기의 1주기를 맞아 학전은 그의 음악 세계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소식을 전했다. 지난 8일, 학전 측은 "오는 21일 김민기 대표의 1주기를 기념해, 1971년 발표된 첫 앨범 '김민기'의 복각 LP를 제작·판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복각은 생전 김민기 선생이 '자신의 작업이 진솔한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고 했던 유지를 따르는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학전은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학전김민기재단' 설립도 추진 중이다. 재단은 김민기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해 그 정신과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할 계획이다.

다만,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별도의 추모 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다. 학전은 "김민기 선생의 정신을 지키고 잇는 가장 진정한 방식은 그의 작업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것"이라며 "행사 대신, 기록을 남기고 의미를 되새기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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