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특집 : 더 리얼'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사형수 오휘웅, 50년의 절규'를 주제로 사형당한 사형수 오휘웅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 박준영 변호사가 스페셜 이야기꾼으로 나섰으며 장성규가 리스너로 변신했고, 또 다른 리스너로 에스파 윈터와 배우 류수영이 함께했다.
1974년 인천 신흥시장에서 쌀가게 주인 주정숙(가명)씨가 남편과 두 자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남편과 두 자녀 모두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으나 침입 흔적은 없었고, 경찰은 남편 장 씨가 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사건 당일 주 씨가 손에 피를 묻힌 채 양장점에 와 불안감을 토로했고, 시댁에 다녀온다는 말을 남긴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의 목에는 칼에 베인 흔적이 있었고, 남편이 술을 마시는 것을 싫어하던 주 씨가 소주를 구입한 점도 수상했다.
이후 경찰은 주 씨와 친분이 있던 수도사업소 직원인 30세 오휘웅을 소환했다. 그는 주 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인정했고, 사건 당일 쌀가게를 두 차례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오휘웅은 곧 "고문 때문에 허위 자백했다"며 번복했다. 반면 주 씨는 오휘웅이 남편과 자식들을 살해했다며 그가 살인을 주도했다고 진술했다.

극적인 전환은 주 씨가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일어났다. 주 씨의 사망으로 재판의 초점은 오휘웅에게 쏠렸다. 마지막 공판에서 재판부는 오휘웅의 범행 당시 복장과 장갑 소지 여부를 물었지만, 장갑에 대한 수사기록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준으로 재판했다면 오휘웅이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오휘웅에게 최종적으로 사형을 선고했고, 대법원도 원심을 유지해 사건 발생 1년 2개월 만에 사형이 확정됐다. 장성규는 "말도 안 된다", 류수영은 "무섭다", 윈터는 "잘못 없는 사람에게 사형을 내리는 게 죄"라 분노했다.
절망 속에서도 오휘웅은 재심을 청구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날 '꼬꼬무'에서는 그의 육성이 공개됐다. 그는 자신 같은 억울한 사람이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장성규는 "답답한 상황이 전해진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ㅍ오휘웅은 마지막 순간까지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하느님도 알고 계십니다"라고 무죄를 외쳤고, "검사, 판사도 정신 바짝 차려서 저와 같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달라"고 유언했다.
제작진은 인천 신흥시장 일대를 무려 15일 동안 샅샅이 뒤진 끝에, 마침내 오휘웅의 둘째 동생 오태석 씨를 찾았다. 태석 씨는 형의 다정한 면모를 회고하며 "법무부 버스에서 하나의 관이 내려오는데 형이었다. 아버지가 통곡하셨다"고 형의 마지막 모습을 봤던 때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를 본 류수영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고, 윈터는 "너무 안타까워 말이 안 나온다"고 울컥했다.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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