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훈이 죽인 사람만 910명…'오겜3', 풍자 잃고 칼부림만 남았다[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506/BF.40977880.1.png)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 이 기사는 '오징어 게임3'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3'가 글로벌 1위라는 기록은 세웠지만, 시청자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완성도가 떨어지고 공감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시즌1로 신드롬급 글로벌 인기를 얻었지만 마무리는 영 개운치 않다.
지난 2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3'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게임에 재참가한 성기훈(이정재 분)과 잔인한 게임을 마주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3'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 영국 등 9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평가가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다. 시청자의 부정적 관람평은 전보다 늘었다.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시청자 점수)가 시즌1에서는 84%였던 데 반해, 시즌2와 시즌3에서는 각각 63%, 51%에 불과햇다. 시즌3에 대해서는 시청자 중 절반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모두가 찬사를 보낼 때 '오징어 게임'은 하산이 아닌 새 시즌을 택했다. 여기서부터가 잘못된 시작이었다. 시즌 2~3의 시발점은 성기훈이 게임 참가자들을 구하겠다는 목적으로 게임에 다시 참여하는 것이었다. 시즌2에서도 지적된 문제점은 우승으로 456억원이나 얻은 성기훈이 굳이 다시 게임장에 들어갈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기 집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가장의 이타주의적 행동은 오히려 이기적으로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시즌2에는 성기훈 외에도 새 캐릭터가 여럿 등장했지만, 너무 많은 숫자의 캐릭터로 인해 인물들의 사연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해 이야기가 엉성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시청자들은 시즌3에서 여러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 믿었다. 시즌2와 시즌3는 애초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게임 운영자들을 향한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후 성기훈은 맥없이 수갑만 차고 넋 놓고 있다. 그의 분노가 향한 곳은 반란 실패의 요인 중 하나인 강대호(강하늘 분)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강대호는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인물. 어쩌면 강대호 역시 게임의 피해자다. 이타적인 성기훈이라는 설정이 일관성 있으려면 강대호를 위로하는 쪽이 나았다.

시즌3에서 최후의 1인은 아기였고, 우승 상금은 게임이 이뤄지는 섬을 찾아 헤매던 황준호 형사(위하준 분)에게 돌아갔다. 그의 형이자 게임 운영자 프론트맨이었던 황인호(이병헌 분)가 아기와 상금을 그에게 보냈기 때문이다. 어부지리로 456억을 얻게 된 황준호. 다소 황당한 결말에 시청자들은 "황준호가 왜 그렇게 섬을 찾아다녔는지 알겠다"는 야유 섞인 평가도 내놨다.

흥행작의 다음 시즌이 '형보다 못한 아우'인 경우는 숱하게 많았지만, '오징어 게임'은 기대가 유독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손뼉 칠 때 떠나지 못하고 즙을 짜낸 '오징어 게임3'의 마지막은 이토록 허탈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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