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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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일본의 유명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한국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 뮤지컬을 만든 황정은 작가는 "응축하는 데 익숙한 일본의 정서를 우리나라에 맞는 정서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최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 프레스콜이 열렸다. 행사에는 이준, 윤소호, 김인성, 장민제, 솔빈,오유민, 나현영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오세이사'는 일본 유명 소설이 원작이다. 한 번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소녀 히노 마오리와 무미건조한 인생을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 카미야 토루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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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130만부가 팔렸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이처럼 큰 인기를 누린 작품을 각색한 이유가 뭘까. 황 작가는 "청소년의 사랑 이야기로 생각하고 들여다봤는데, 볼수록 사랑에 대한 상식의 감정을 다루고 있었다"며 "그 매력에 빠져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훈 작곡가 또한 "좋은 배우들과 청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좋았고, 작업하면서 제 10대 모습도 기억하게 되면서 몽글한 마음을 오랜만에 꺼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 '오세이사'는 심리 묘사를 매우 심오하게, 국내에서 뮤지컬로 각색된 '오세이사'는 이를 섬세하게 하는 게 특징이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심리 묘사가 심오한 소설과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심리와 감정선을 가져가면서 인물들의 관계성까지 결합하고자 했다"며 "그리고 1막과 2막의 전개 방향성에 변화를 주면서 무대에 맞는 언어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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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기본 정서가 있는 법. 일본과 한국의 정서는 확연히 다르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정서를 한국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이에 대해 황 작가는 "일본 작품을 접하면서 느낀 건 정서가 굉장히 응축돼 있다는 점"이라면서 "소설을 쓱 읽었을 땐 너무 많은 게 생략된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인물들을 들여다볼수록 감춰진 감정과 정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문화와 성향의 차이를 느꼈다고 했다.

이어 황 작가는 "이처럼 응축되고 가려진 정서를 표면으로 꺼내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며 "일본 원작에서는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쓱 지나가는 장면을 조금 더 강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무대화 작업을 했다"고 첨언했다.

고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배우들도 전원 고등학생으로 변신한다. 대중들의 공감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작품에 MZ세대를 공략하는 포인트도 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해 황 작가는 "MZ세대의 문화를 알기 위해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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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세이사'를 관람한 사람들은 OST를 큰 매력으로 꼽는다. 이 작곡가는 "1막은 로코 느낌이고 2막은 판타지 분위기다. 서로 다른 극인 것처럼 전개가 달라진다. 이를 반영해 음악도 서로 다르게 접근했다"며 "한국의 대중음악적인 요소를 많이 넣고자 했고, 이 이야기가 10대 이야기이기 때문에 10대의 언어로 잘 표현될 수 있는 장르가 뭘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타 뮤지컬에서는 전자 음악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데, 이 작품에선 굉장히 많이 쓰인다"며 "타 뮤지컬에서 접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편성보다 전자 음악적 요소를 많이 넣어서 판타지다운 느낌을 많이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이 느낀 뮤지컬화 된 '오사이세'의 매력은 무엇일까. 윤소호는 "1막은 도루의 시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2막은 반대로 마오리의 시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며 "각 주인공이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을 쭉 따라가는 게 다른 공연들과 다른 점"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굉장히 K팝다운 음악이 많은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뮤지컬 음악과 매우 다르고 참신하다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배우들은 관객이 얻어갔으면 하는 메시지에 대해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뭔가를 상실하는 아픔을 겪는다"며 "그래도 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오니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어딘가에서 나타날 거라 믿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사진=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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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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