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니버셜라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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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올라감과 동시에 심장을 업시키는 음악이 흐르며 주인공과 앙상블들이 전원 등장한다. 시작부터 관객들의 눈을 모은 이들은 아이돌 군무를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춤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앙상블들은 무대 위 세트장을 직접 옮겨가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꾸몄다. 누군가의 시선에선 앙상블들이 세트의 장치들을 고정시키며 극을 이끌어가는 게 연기 집중에 방해가 됐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여러 '학교'라는 공간에 학생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임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뮤지컬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일본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 번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소녀 히노 마오리와 무미건조한 인생을 살고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 카미야 토루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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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극 초반에는 주인공과 앙상블들이 모여 하이틴 느낌의 산뜻함을 선사한다.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드림하이', '학교2013' 분위기. 뮤지컬이지만 연극에 가까워 뮤지컬 입문자들도 편히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라 남자 주인공을 맡은 세 명의 배우들 중 2명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는 자연스레 납득이 가능했다.

일본에서 먼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이 작품에 대해 대중들은 "OST가 진짜"라는 극찬을 대거 남겼었다.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역시 감미로운 음악부터 팝 느낌의 댄스곡까지 곡의 대부분이 드라마 OST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어 모든 장면에 BGM이 잘 스며들었다. 이는 극의 몰입도에 당연히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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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전체적은 흐름은 올라왔다 내려왔다를 짧게 짧게 거듭 반복했다. 들뜬 분위기가 오래가지도, 슬픈 감정이 내내 지속되지도 않아 관객들의 집중력을 길게 이끌어갔다. 특히 주연들의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다소 침체된 장면이 이어지는 2부에선 서브 배우들까지 배경 및 감정 설명을 확실하게 해줬다. 실제 몇몇 관객들이 이 지점에서 눈물을 훔치거나 흐느끼기도.

다만, 섬세한 효과음들이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과정에서의 핸드폰 다이얼·타자 치는 소리, 상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거는 행위, 노트북 폴더를 열기 위해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 등이 무음처리 되거나 성우들의 더빙처럼 "읏" 등의 짧은 소리로 뱉어져 디테일한 몰입을 이끌진 못했다.
세트장 역시 공간 이해에 어려움을 겪게 했다. 무대가 작은 탓도 있었겠지만, 학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사용했던 세트장에 배우의 "다녀왔습니다" 대사만 더해 집이라고 설정했다. 또 극이 시작되기 전, 안내 멘트로 나왔던 특수효과는 뮤지컬 매니아 층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저 영상으로 구현됐을 뿐, 실질적으로 표출된 효과는 아니었기 때문.

공연이 끝난 후 한 관객은 "소설을 읽지 않고 내용만 간략하게 인지한 상태로 보러 왔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어떤 장면과 심경인지 잘 이해가 됐다"며 "실감나는 효과들은 아쉬웠지만, 애틋하면서도 풋풋한 사랑으로 설렘을 이끔과 동시에 휴지가 필요할 정도로 눈물도 흘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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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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