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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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대상 또 물 건너갔다…그저 해외판 나혼산, 하나도 안 '크레이지'한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TEN스타필드]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방송을 보는 내내 기시감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15일 첫 방송 된 KBS2 새 예능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얘기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크레이지'한 신선함보다는 어디선가 본 듯한 포맷의 재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은 다양한 분야에서 본업에 미쳐 성공을 이룬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한국인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삶과 철학과 열정을 조명하는 휴먼 리얼리티 예능이다. 전현무, 박세리, 지예은, 곽튜브가 MC로 출연하며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더 시즌즈' 등을 만든 이창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2.9%(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무난했다. 동시간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은 '미운 우리 새끼'와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긴 하지만 나름 선방했다. 그러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 사진=KBS2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캡쳐
/ 사진=KBS2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캡쳐
첫 회에는 지휘자 장한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한국 클래식계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기대감도 높았다. 장한나의 집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연출에 힘을 썼지만, 장한나의 일상과 철학을 조명하는 방식이 반복적인 구성을 띠면서, 몰입도는 떨어졌다.

다양한 분야의 성공한 한국인을 조명한다는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사당귀'나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을 섞어놓은 듯한 기시감이 강했다. 이외에도 베트남과 뉴욕에서 성공한 한국인을 찾아가 일상을 구경하는 VCR이 이어지면서 지루한 느낌을 줬다.

패널 라인업도 마찬가지다. 전현무를 비롯해 박세리, 곽튜브, 지예은이 출연하지만 사실상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해외에서 찍은 VCR을 보고 멘트와 리액션을 하는 구성이기에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저 딱딱한 스튜디오 바닥에 카펫이 꿉꿉하다고 불평하는 것 외에는 크게 재미있지도 않았다. 심지어 전현무와 곽튜브는 이미 JTBC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이라는 이름부터 기획 의도까지 비슷한 프로그램에서 MC로 호흡을 맞췄다. 익숙해도 너무 익숙할 수밖에 없다.
/ 사진=KBS2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 사진=KBS2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톡파원 25시'의 해외 로케이션, '사당귀'의 관찰 카메라, 셀럽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의 기시감을 지울 수 없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창수 PD는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전현무가 연예대상 받는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첫 회만 놓고 보면 그 목표를 이루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전현무라는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선 보다 명확한 기획 의도와 차별화된 구성이 필요하다. 익숙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진짜 '크레이지'한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2회부터의 반전이 절실하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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