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SBS 드라마 '귀궁'에 출연한 한소은을 만났다. 지난 8일 종영한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김지연 분)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육성재 분)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는 판타지 로코물이다. 극 중 한소은은 왕 이정(김지훈 분)의 아내 중전 박씨로 분해 차분한 말투와 강단 있는 눈빛으로 열연을 펼쳤다.
2016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데뷔한 한소은은 작은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쌍갑포차',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조선변호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그 노력은 2020년 tvN 드라마 '18어게인'에서 빛을 발했다. 극중 배우 김하늘의 아역이자 배우 이도현의 첫사랑인 어린 다정 역을 맡은 한소은은 '18어게인'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감독님께서 너무 어려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비인후과를 세 번이나 찾아다닐 정도로 힘들었죠. 목이 쉬도록 톤을 낮추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발성 연습도 연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해나갔던 기억이 나요."
중전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과정도 그에게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한소은은 "사극을 이전에 한 번 찍어보긴 했지만 아픈 아들을 둔 중전이라는 역할은 역시나 많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소은은 광증을 앓는 아들을 둔 중전의 모정을 이해하고자 철저히 자신을 고립시켰다.
"진짜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이 인물을 감히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중전의 외로움과 고독함을 따라가 보자고 생각했죠.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종일 집에서 웃지도 않으면서 저 스스로를 눌렀어요. 즐겁거나 행복한 마음이 들면 연기에 죄책감이 들 것 같아서 우울한 영화나 모성애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보며 울고 또 울었어요."

데뷔 후 가장 큰 전환점이 된 작품을 묻자 '18 어게인'을 꼽았다. 한소은은 "18어게인 이후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다양한 작품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팔로워 수도 늘고 연기자로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귀궁'을 촬영하며 '18어게인' 덕도 봤다는 한소은. 그는 "'18어게인'을 찍을 때도 어린 엄마 역할을 맡았다"며 "그때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8어게인'을 찍을 당시에는 너무 신인이었기에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많이 해주셨어요. 감독님이 '연기를 만들어서 하지 말고 느끼는 만큼만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귀궁'을 찍으면서도 그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크기의 차이일 뿐 아이를 가진 엄마의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습니다."

끝으로 한소은은 "'어, 쟤다'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작품을 찍으면 시청자분들께서 '저 사람 누구지'라는 반응을 보이신다. 다양한 작품을 하며 내 얼굴을 좀 더 알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예전에는 주인공이 되고 싶고, 승승장구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작품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언젠가 신인상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리고 누구나 '어, 쟤다' 하고 딱 알아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라미란, 안내상 선배님들처럼요."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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