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KBS 수목극, 그간 0%대 처참한 성적표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문화재 훼손 논란에도 3%대 시청률
침체됐던 KBS 수목극에 유의미한 성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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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배우 서현, 옥택연 주연의 KBS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첫 방송부터 유의미한 시청률 성적을 기록하며, 휘청이던 KBS 수목극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었다. 문화재 훼손 논란이라는 악재를 딛고,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주 시청층 공략 전략이 통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이하 '남주의 첫날밤')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3% 시청률로 출발했다. 전작 '24시 헬스클럽'이 0%대까지 하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3%대는 분명 반가운 수치다. KBS 수목극이 줄줄이 저조한 성적을 내며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상황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남주의 첫날밤'은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속 남자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주인공이 자신이 보던 로맨스 소설 속 캐릭터로 빙의한다는 설정은 MZ세대가 즐겨보는 콘텐츠의 전형이지만, 배경 자체는 전통 사극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혼례, 신분제 등 익숙한 이야기 구조로 5060세대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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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택연과 서현의 캐스팅도 주효했다. 아이돌 출신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력과 대중적 친숙함을 두루 갖춘 이들은 KBS의 주 시청층인 5060 시청자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고, 젊은 층에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위기도 있었다. 이 드라마는 방송 전 촬영 과정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병산서원에 못을 박은 사실이 밝혀져 문화재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KBS 측은 사과하고 관련 촬영분을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촬영 하나 때문에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이에 옥택연과 서현은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이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건넸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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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올해 들어 '수상한 그녀'. '킥킥킥킥', '24시 헬스클럽' 등 수목드라마를 연이어 내놓았지만, 대부분이 0~1%대 시청률에 그치며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KBS 측은 '24시 헬스클럽' 후속작인 '남주의 첫날밤'을 마지막으로 수목극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남주의 첫날밤'은 시청률 하나만으로도 KBS 내부에선 고무적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지상파 전체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부진했던 수목극 라인에서는 '기지개'로 받아들일 만한 성적이다. 이에 '남주의 첫날밤'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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