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지섭이 넷플릭스 '광장'을 통해 13년 만에 본격적인 액션 누아르를 선보인다. 여기에 대세 추영우, 이준혁, 공명이 합류했다. 안길강, 조한철 등 훈훈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베테랑 배우들도 힘을 보탰다. 소지섭은 "K-누아르 액션을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5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최성은 감독과 배우 소지섭, 공명, 추영우, 안길강, 조한철, 이준혁이 참석했다.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누아르 액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최 감독은 "스토리에 각색이 있었다. 원작에 비어있는 행간을 채우고자 하는 지점을 원작자들도 흥미롭게 봐주셨다. 원작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웹툰에서 좋았던 서늘한 톤앤매너를 영상에도 반영해보자는 목표를 잡았다. 원작과 차별점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준과 기준의 대척점 인물, 모든 인물이 스토리가 있었으면 했다. 원작의 정서는 유지하며 스토리의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느낌으로 연출했다"라고 강조했다.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 감독은 "'광장'에서 많은 분이 기대하는 부분이 액션일 것이다. 그러나 액션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기준을 비롯해 모든 캐릭터에게 각기 욕망과 감정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들이 어떠한 동기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연출했다. 그 결과물이 액션으로 표출되길 원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는 총, 칼, 맨몸 등 다양한 액션신이 나온다. 최 감독은 "액션 콘셉트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발전시켰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기준의 감정이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기준의 복수가 잔인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기준 액션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킬레스건을 잘랐기 때문에 치명적인 페널티가 있다. 좀 느리지만 쉬지 않고 전진하는 액션을 보여주길 원했다. 느리고 투박하더라도 동작 하나하나에 힘이 느껴지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에 대해서 최 감독은 "원작과 싱크로율만 생각한 건 아니다"라며 캐릭터의 내외면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광장 세계의 두 기둥 조직은 '주운'과 '봉산'. 소지섭은 11년 전 잠적했다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남기준 역을 맡았다. 홀로 화이트톤 의상을 입은 소지섭은 "다 저한테 적이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소지섭은 "말보다 행동, 눈빛으로 표현하는 인물이다. 대사의 행간을 더 채워보려 노력하면서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액션을 선보이는 건 13년 만인 소지섭은 "제가 액션을 오랜만에 한다. 잘하고 싶었다"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소지섭은 액션에 진심인 면모를 보였다. 그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액션 연습을 했다. '광장'에서 액션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큰 틀은 감독님이 짰지만 서로 얘기한 부분이 있다. 까먹을까 봐 제가 적어왔다"라면서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액션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복수 과정에서 제압과 응징을 구분한 액션을 하려고 했다. 액션은 몸으로 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싸울 때 이 사람의 감정선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액션에도 기승전결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액션의 강도를 서서히 올려서 클라이맥스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행히 잘 담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소지섭은 현장 분위기에 대해 "누아르 액션이라 어두웠을 거라 생각하실 텐데 밝고 재밌었다. 액션 나올 때만 조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준혁은 남기준의 동생이자, 주운을 기업으로 키워내 2인자의 자리에 오른 남기석 역을 맡았다. 이준혁은 "죽는다"라고 밝혀진 스토리를 그대로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준혁은 "웹툰을 보기 전에는 소지섭 형님의 동생으로 나와 죽고 가면 된다고 해서 편한 마음이었다. 소지섭 형님의 동생이면 좋지 않나. 그런데 재밌고 유명한 원작 웹툰을 봤더니 그때부터 부담감이 생겼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에서 형님을 만나는 일이 많았다. 형님의 온도와 맞추려고 했다. 에너지를 계속 받았다. 누구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나. 말수가 많지 않은데 같이 연기할 때 따뜻하기도 하고 담담하기도 하더라. 그걸 받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만화에서 안경을 썼길래 나도 안경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추영우는 주운 대표의 아들이자 현직 검사 이금손으로 분했다. 그는 "일평생 조직을 일궈온 아버지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야망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속을 알 수 없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여기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존재감이 무엇일까'를 선배님, 감독님과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추영우는 "누아르는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이지 않나. 선배님들 라인업은 배우로서 꼭 한 번쯤 현장에서 같이 숨 쉬어 보고 싶은 라인업"이라고 이번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추영우는 최근 '옥씨부인전', '중증외상센터'로 호평받았고, 이달 말 공개되는 드라마 '견우의 선녀'로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그는 "금손이는 전작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명은 봉산의 후계자이자 구봉산의 아들 구준모를 연기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건 꼭 가져야 하고, 원하는 건 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간 선한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공명은 "누아르 액션 장르도 처음이고 이런 캐릭터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런 캐릭터를 말씀드리는 것도 어색하다. 웃으면서 해야 할 것 같은데, 준모 역할을 말씀드리는 게 저조차도 낯설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세계관 안에서 자신의 감정에 가장 솔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준모가 철없는 아이 같은 느낌이 있길 바라서 그 부분을 어떻게 극대화해서 표현할지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눈이 돌아서 행동하는 준모를 보면 그런 면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길강은 봉산의 대표 구봉산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촬영 끝난 지 3개월이 지나서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 공명이 예쁜 아내를 닮았다"라며 "기밀 사항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을 아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가지 생각나는 건 지하 세계에 있지만 츤데레 아빠라는 점"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제가 가진 모든 걸 아들에게 준다"라고 전했다.

조한철은 이주운의 오른팔 최성철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어두운 세계에서도 사랑이 많은 사람 같다. 주운, 기준을 사랑하는데, 주운과 기준이 붙게 되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한다. 낭만파 건달"이라고 소개했다.

소지섭은 "K식 누아르 액션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식 누아르를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많이 응원해달라"라고 말했다. 추영우는 "감탄이 나오는 멋진 미장센이 있다"라고 예고했다. 조한철이 "(시청 버튼을) 많이 눌러 달라"고 요청하자, 안길강도 "액션에 진한 서사가 있는 작품이다. 많이 눌러달라"고 거들어 웃음을 안겼다. 이준혁은 "액션과 감정선이 좋다"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최 감독은 "시즌2는 여러 제반 사항을 봐야 할 것 같다. 많이 사랑해주신다면 그 후에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광장'은 오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