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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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1년 기다림 끝에 빛 봤다…'정신병동' 이어 1인 4역으로 인생작 경신 [TEN스타필드]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의 이슈를 잡아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겠습니다.

"'미지의 서울' 출연을 결심하고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1년을 기다렸어요. '멜로무비'를 먼저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작가님께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배우 박보영이 한 팬 소통 플랫폼에서 최근 했던 얘기다. 최근 출연작 '미지의 서울'의 인기가 높아지며 그의 연기 커리어가 다시 빛나고 있다. '과속스캔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에 이어 또 하나의 인생작을 경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방송가에 따르면 박보영이 출연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시청률은 지난달 24일 3.6%로 출발해 4회 만에 5.9%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으며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오월의 청춘'을 집필한 이강 작가의 신작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일란성 쌍둥이가 운명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 성장해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직장 내 괴롭힘, 가족 관계, 사회적 위선 등을 정제된 시선으로 풀어내며, 감정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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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이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1인 4역을 소화하고 있다. 유미지, 유미래라는 자매를 연기할 뿐만 아니라 자매가 서로를 가장해 살아가는 상황까지 표현하고 있다. 캐릭터 간 감정선, 말투, 표정, 눈빛, 호흡까지 완전히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 고난도 역할을 뛰어난 완급 조절로 소화해냈다. 시청자들은 "박보영이라 가능했고, 박보영이어야만 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초반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1인 4역' 설정이었지만, 박보영의 치밀한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다. 각 인물의 개성과 감정이 명확히 구분되면서 극의 집중력을 키웠는 반응이다.

박보영은 최근 한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해 왔던 연기가 비슷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번엔 시청률보다 나만의 필모그래피를 쌓는 데 집중하고 싶어졌다"고 고백했다. 데뷔 20년차를 맞이한 박보영이 스스로의 결심으로 선택한 이 작품은 시청자들에게도 진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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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tvN 상반기 드라마 성적은 좋지 않았다. '별들에게 물어봐', '감자연구소', '이혼보험' 등이 모두 0~2%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미지의 서울'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tvN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 포스터에서도 박보영 단독 얼굴이 전면에 배치된 만큼, 그의 책임감과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이 작품은 최근 드물게 볼 수 있는 순수 창작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원작 없는 신선한 스토리라인과 현실 공감을 자아내는 대사, 고퀄리티 연출 등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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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어느덧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뽀블리'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중적 호감을 얻었지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감성적이고 깊이 있는 캐릭터도 능숙히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미지의 서울'을 통해 박보영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복잡한 감정선과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안고 가는 중심 캐릭터를 안정감 있게 이끌어가며 주연의 무게감을 보여준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박보영은 단순히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넘어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는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미지의 서울'은 그 여정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자, 박보영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됐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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