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배성우는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7'(이하 'SNL') 8회에 호스트로 출연했다. 음주 운전 적발 이후 약 4년 만에 첫 예능 복귀다. 배성우는 2020년 11월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배성우는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하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날 'SNL'에 출연한 배성우는 검은 정장을 입고 관객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글썽이던 배성우는 "사실 뮤지컬로 데뷔했고, 연극도 많이 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봬니 울컥한다.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동안호소인 인플루언서' 코너에서 인스타그램에 빠진 40대 아빠를 연기했다. 또 '독거노총각 성우씨' '메소드 프로파일러' 등에서는 19금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배성우의 행동에 일부 시청자들은 "눈물을 흘릴 게 아니라 사과를 먼저 해야지", "반성하는 모습 하나 없이 그냥 웃기려고 나온거냐", "범죄자가 방송에 나오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 직후 배성우가 출연한 영상이 SNS에 퍼지며 네티즌들도 비판을 이어갔다. 한 네티즌은 "음주 운전은 타인의 생명과도 직결된 범죄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단지 웃기겠다고 예능에 나왔다니, 어이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월 배우 박한별은 남편의 '버닝썬 게이트' 관련 사건 이후 6년 만에 TV조선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했다. 방송에서 박한별은 논란 이후 자숙하며 살아온 일상을 공개했다. 대중의 신뢰를 잃은 이후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와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행보로 비쳤다.
배성우 역시 'SNL'이라는 무대를 발판 삼아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쏠릴 시선과 논란의 무게를 외면한 채, 캐릭터와 설정 뒤에 숨는 선택을 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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