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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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성우가 음주 운전 논란 이후 약 4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물을 글썽이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그 눈물 속에 사과와 반성은 없었다.

지난달 24일 배성우는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7'(이하 'SNL') 8회에 호스트로 출연했다. 음주 운전 적발 이후 약 4년 만에 첫 예능 복귀다. 배성우는 2020년 11월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배성우는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하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사진=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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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성우는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더 에이트 쇼'를 시작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이어 그는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스크린과 OTT를 중심으로 복귀에 나섰다.

이날 'SNL'에 출연한 배성우는 검은 정장을 입고 관객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글썽이던 배성우는 "사실 뮤지컬로 데뷔했고, 연극도 많이 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봬니 울컥한다.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동안호소인 인플루언서' 코너에서 인스타그램에 빠진 40대 아빠를 연기했다. 또 '독거노총각 성우씨' '메소드 프로파일러' 등에서는 19금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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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우는 'SNL'에서 음주 운전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논란을 직접 다루기보다 코믹 연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과거 'SNL' 2화에 출연했던 배우 서예지와는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서예지는 '가스라이팅 사건' 이후 출연한 'SNL'에서 자신과 관련된 논란을 패러디 형식으로 풍자해 정면돌파했다.

배성우의 행동에 일부 시청자들은 "눈물을 흘릴 게 아니라 사과를 먼저 해야지", "반성하는 모습 하나 없이 그냥 웃기려고 나온거냐", "범죄자가 방송에 나오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 직후 배성우가 출연한 영상이 SNS에 퍼지며 네티즌들도 비판을 이어갔다. 한 네티즌은 "음주 운전은 타인의 생명과도 직결된 범죄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단지 웃기겠다고 예능에 나왔다니, 어이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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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른 연예인들의 예능 복귀와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배우 장신영은 남편 강경준의 불륜 논란 이후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가정과 삶에 대한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장신영은 논란의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남편을 용서한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밝히며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 배우 박한별은 남편의 '버닝썬 게이트' 관련 사건 이후 6년 만에 TV조선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했다. 방송에서 박한별은 논란 이후 자숙하며 살아온 일상을 공개했다. 대중의 신뢰를 잃은 이후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와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행보로 비쳤다.

배성우 역시 'SNL'이라는 무대를 발판 삼아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쏠릴 시선과 논란의 무게를 외면한 채, 캐릭터와 설정 뒤에 숨는 선택을 했다.
사진=쿠팡플레이 SNL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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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본인의 의지지만, 대중이 그 복귀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후 복귀를 꿈꾼다면 자신의 과오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과정 없이 대중 앞에 선다면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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