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플라잉(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은 2일 서울 강남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정규 2집 '에버래스팅'(Everlasting) 발매 기념 언론 인터뷰를 했다. 지난달 28일 발매된 이번 앨범에는 지난 10년간의 음악적 성장이 담겼다.
이승협은 "이번 앨범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무엇보다도 기다려준 엔피아(팬덤명) 반응이 궁금했는데,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셔서 기쁘고 행복하다. 작업하는 과정을 바꿔보기도 하고 음악적인 면에서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런 부분을 알아주는 팬들이 계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협은 "80살까지 밴드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낭만 아니냐. 저희는 유별나게 힘든 걸 좋아한다. 가사 쓰면서도 누가 봐도 대중이 좋아할 것과 낭만적이지만 대중이 어려워할 수 있는 것으로 갈래가 나눠지면 자꾸 낭만 쪽으로 간다"고 했다. 유회승도 "엔플라잉의 낭만은 조금 힘든 것 같다. 청춘을 태운다는 느낌이다. 사서 고생하고, 나중에 돌아보면 미화되는 느낌이다. 이런 감정들이 낭만처럼 느껴진다"고 공감했다.
이들은 드디어 전 멤버가 군필자가 되며 '군백기'를 마쳤다. 이승협과 유회승이 2인 체제로 활동하며 팀을 지키는 동안 차훈, 김재현, 서동성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다. 유회승은 "멤버들이 휴가를 나오면 꼭 연습하러 오더라. 무뎌지지 않으려고 계속 악기를 메고 만졌다. 군대에 가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구나 싶어 감동했다. 나왔을 때 준비된 모습으로 바로 시작하고 싶어 하는 노력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가 엔플라잉이라는 밴드에 얼마나 진심인지 항상 느끼고 있었지만, 또 한 번 느낀 계기가 됐다"며 멤버들을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


입대 전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콘서트의 규모였다. 엔플라잉은 지난 5월 처음으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입성했다. 김재현은 "입대 직전에 멤버들과 모여서 얘기할 때 승협이 형과 회승이가 '걱정하지 마라, 돌아오면 훨씬 넓은 공간에서 더 재미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얘기해 줬다. 그 말 하나 믿고 우리도 더 성장해서 돌아오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돌아왔더니 정말 훨씬 더 큰 공연장에서 더 많은 엔피아(팬덤명)와 함께할 수 있었다. 좋은 12개의 곡도 준비돼 있었다. 모든 것들이 딱 준비된 상태에서 전역했다. 회승이와 승협이 형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선재 업고 튀어'가 인기리에 종영한 만큼, 이승협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이승협은 "(대중이) 일단 '이승협이다'가 아니라 '백인혁이다'라고 하신다"며 "전보다 많은 분이 저를 알아봐 주신다고 느낀다. 식당에 가면 어머님들이 알아봐 주신다"고 말했다. 이승협이 배우 활동으로 얻은 인기는 엔플라잉의 음악을 널리 알리는 발판이 됐다. 이승협은 "백인혁으로 저를 알고 계신 분들에게 페스티벌 무대에서 저희 음악을 들려드릴 때 짜릿했다"고 전했다.
엔플라잉의 대표곡인 '옥탑방'은 자랑스러운 노래이자 넘어야 할 산이 됐다. 이승협은 "프로그램에 나갈 때 세트리스트에 '옥탑방'을 넣을지 고민한다. 우리 팬들만 보는 거면 다양한 곡을 들려드리겠지만, 대중에게 저희를 알릴 가장 좋은 방법은 '옥탑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이런 곡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동시에 그걸 넘어서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을 계속 열심히 작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 작업할 때 자꾸 잡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옛날부터 이런 생각은 차단하고 최대한 지금 느끼는 걸 담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승협은 "저희는 회사에서 모여서 시작했으니 자의적으로 '우리 밴드 하자'하고 모인 팀과는 다르지 않나"라며 아이돌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인정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 친구들과 밴드를 할 수 있다는 게 더 좋아졌다. 밖이었어도 이 친구들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 안에서 경계가 허물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엔플라잉은 앞으로 20주년, 30주년, 더 나아가 80주년을 향해 달려간다. 김재현은 "이제 8분 1 왔다. 10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질 정도다. 앞으로도 10주년의 마음가짐으로 설렘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승협은 "80주년이면 110살이다"라며 웃었고, 김재현은 "그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음악을 계속함으로써 웃게 해드리고 싶어요. 힘들어하는 모든 분 옆에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저희 음악이 흘러 들어가도록 해서 행복을 주고 싶어요." (김재현)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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