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 사진=텐아시아DB
김태호 PD / 사진=텐아시아DB
김태호 '지구마불3', 랜덤 여행 아니었나…협찬 받고 개입하니 재미 반감[TEN스타필드]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여행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3'(이하 '지구마불3')가 초심을 잃고 있다. 랜덤 여행에서 점점 제작진의 개입이 늘어가는 것. 예측이 가능해져 버린 '지구마불3'의 여행에 시청자들의 재미가 반감되고 있다.

김태호 PD의 제작사 TEO(테오)가 선보이는 '지구마불3'는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콘셉트로 한 여행 프로그램의 3번째 시리즈.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 빠니보틀, 원지가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전진한 게임판 위 지역을 여행한다. 스튜디오에서는 노홍철, 주우재가 진행을 맡고 있다.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3' 방송 캡처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3' 방송 캡처
최근 공개된 9회에서는 여행 파트너로 김종민, 차태현, 이준이 등장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나영석 PD가 과거 연출했던 예능 '1박 2일'의 멤버라는 것. 이에 시청자들은 김태호와 나영석 예능의 '세계관 대통합'이라는 점을 기대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건 의외의 대목이었다. 빠니보틀은 차태현과 여행 파트너가 되어 네덜란드에 가게 됐는데, 중간에 스위스 경유를 한 것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들이 머문 곳이 노홍철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샬레홍철'이었던 것. 게스트하우스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긴 했지만, 시청자들은 "네덜란드에 가는데 굳이 스위스까지 들러서 노홍철의 게스트하우스를 보여줄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전 세계를 랜덤으로 이동하다 보니 프로그램상에서 경유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전반부 게스트 차주영 역시, 이집트로 향하던 중 두바이를 경유하면서 아부다비를 여행했다. 6시간이라는 체류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차주영의 철두철미한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실제 방송 분량도 몇 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스위스 경유 여행은 한 회 분량 모두를 사용했다. 게다가 오는 24일 방영될 10회차에서도 스위스 여행이 담긴다. 노홍철과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절부터 인연이 두터운 사이. 본래 여행 목적지인 네덜란드를 두고 제작진이 경유지인 스위스를 2주 분량이나 편집해 담았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는 게 시청자들 의견이다.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3' 방송 캡처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3' 방송 캡처
이외에 전반부 여행에서도 제작진의 개입은 '지구마불3'만의 랜덤 매력을 떨어뜨렸다. 전반부 게스트는 정재형, 차주영, 이장우였다. 빠니보틀·정재형은 모리셔스를, 원지·차주영과 곽튜브·이장우는 각각 이집트 여행 후 홍콩으로 집합했다. 제작진이 홍콩·마카오에서 스폐셜 라운드 '푸드 페스타'를 준비했기 때문. 이들은 제작진이 정한 3가지 코스 중 1가지씩을 선택해 홍콩·마카오 맛 기행을 즐겼다. 이 스페셜 라운드는 홍콩관광진흥청과 마카오정부관광청에서 제작 지원을 받아 진행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즌 1, 2와 달리 이번에는 전반부, 후반부로도 나눴다. 이동에만 며칠이 걸리는 것도 '지구마불'만의 재미였다. 그 과정에서 여행자들은 예측 불가의 일을 겪고, 해결하고, 어렵게 도착지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3은 전후반을 나누면서 쉬엄쉬엄한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지구마불 세계여행3' 포스터. / 사진제공=ENA
'지구마불 세계여행3' 포스터. / 사진제공=ENA
프로그램 제작·운영상 협찬은 불가피한 일. 하지만 협찬이든 방송 분량이든 몇 주째 제작진이 개입된 방송은 임의성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적 재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주사위를 던지는 대로 세계 여행을 한다는 것이 여타 여행 프로그램과는 다른 '지구마불'만의 차별 포인트였다. 협찬, 인맥에 제작진 개입으로 변질돼 가는 '지구마불3'에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