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스타캐처≫
방송계 반짝거리는 유망 스타 캐치해서 소개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퍼블릭 미션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누가 베네핏을 받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두 번이나 확신 있게 '(김)승욱 무용수가 받을 것 같다'고 답했죠. 그런데 방송에서는 자막으로 '(내가) 받지 않을까'라고 연출됐더라고요. 그걸 보고 상처받았어요. 그렇게까지 편집해서 얻는 게 도대체 뭘까요."


엠넷은 '슈퍼스타 K', '프로듀스 101'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강렬한 편집 방식으로 시청자의 도파민을 자극하며 성공을 거둬왔다. 그러나 '악마의 편집'이라는 논란도 뒤따랐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방영된 무용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이하 '스테파')에서도 이어졌다.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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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스테파'에 출연한 현대무용수 류태영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남자 무용수들이 계급을 두고 경쟁하는 형식으로, 대중들에게 K-무용의 세계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방송에 출연한 64명의 무용수 중 류태영은 184cm의 큰 키와 흰 피부, 출중한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퍼스트 계급까지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방송 후 SNS 팔로워 수가 300명대에서 1만 명 이상으로 급증하며 브랜드 협찬까지 받게 됐다. 그는 무용계뿐만 아니라 모델로도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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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은 "64명 무용수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며 "실력 있는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스테파'만의 매력은 동일한 파트를 각기 다른 스타일로 해석해 표현하는 데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무용을 접하기 어려운 비전공자 대중에게 순수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 역시 의미 있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종영 후 열린 '스테파' 콘서트는 서울과 인천에서 티켓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대중은 무용을 어렵고 딥(deep)한 예술로 인식하곤 하죠. 하지만 '스테파'를 통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었습니다."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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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은 방송 편집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무용수들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 더 많이 담겼다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완성된 움직임만 보는 것과 그 과정까지 함께 지켜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급 이동 방식이 너무 길게 다뤄져 유감이었다.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는 무용의 대중화일 텐데, 의미 있는 과정보다 경쟁 구도가 강조된 점이 씁쓸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STF 무용단 입성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태영은 "'스테파' 통해 배우는 것이 하나라도 있고, 무용계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경연 도중 퍼스트 계급까지 올라갔지만, 류태영은 오히려 부담을 느꼈다고.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퍼스트에 있을 때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브 포지션이나 조역을 할 때 만족감이 컸거든요. 다른 무용수가 퍼스트에 있었다면 더 잘했을 거라는 미안함도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파이널 문턱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미련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진호 무용수가 먼저 탈락하는 걸 보고 나도 떨어질 수 있겠다고 직감했다. 당시엔 무덤덤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른 무용수들의 파이널 경연을 보면서 '더 많은 작품을 경험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뒤늦게 들었다"고 고백했다.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사진=류태영 무용수 제공
"무용수가 됐든 안무자가 됐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으로서도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어떤 예술가를 꿈꾸는가에 관한 물음에 류태영은 이렇게 답했다. 그는 "어디에서 춤을 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춤을 출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거창한 목표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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