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커피 광고 모델 계약을 종료한 원빈이 최근 새 화장품 광고에 출연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15년 간 차기작 대본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는 지인들의 해명이 무색해지는 소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중함을 떠나 배우로서 프로답지 못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한 화장품 브랜드 유튜브 채널에 원빈이 출연한 새로운 광고가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서 원빈은 세월이 제법 흘렀음에도 여전한 미모를 과시하며 한층 깊어진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이를 본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차기작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팬들은 뒤로 한 채 광고에만 간간히 얼굴을 비추는 모습에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업(業)'에 대한 책임감도, 팬들에 대한 배려심도 없어 보이는 그를 향한 시선이 따뜻할 수만은 없다.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등 출연작 공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원빈의 근황을 묻는 말에 "열심히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해 왔다. 평소 이 부부와 절친한 관계로 유명한 디자이너 지춘희도 지난해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원빈 본인이 연기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작품은) 계속 고르는 것 같더라"고 그의 근황을 대신 전했다.
지난해 5월 원빈의 대표작 '태극기 휘날리며'의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언론 시사회가 열렸지만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제규 감독은 시사회 중 "원빈 씨가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취했는데 요즘 활동을 안 하다 보니 연락한 지 4~5년 됐다. 전화번호도 바뀌었더라”고 털어놨다.

1997년 드라마 '프로포즈'로 데뷔 후 원빈의 공백기가 어느새 활동한 기간을 넘어섰다. 15년째 차기작을 검토 중인데도 광고에 출연할 수 있다는 건 한편으론 그가 '배우'로서 얼마나 상징적인 존재인지를 방증한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이 더 지나면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원빈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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