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은 1909년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거에 이르기까지 안중근과 동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냉혹한 시대상을 반영하듯 영화 내내 얼어붙은 호수, 폭설이 내린 산, 혹한의 도시 등 차가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멈추지 않았던 독립군들의 열의는 차가운 배경과 대비돼 더욱 굳건하고 느껴진다.

안중근 역의 현빈은 "영하 40도의 날씨에 꽁꽁 언 몽골 호수 위에서 찍기도 했다"며 "그 공간 안에 덩그러니 있으니 상황에 몰입이 되더라"고 극한의 촬영 환경을 밝히기도 했다. 독립군 우덕순 역의 박정민은 “촬영 당시 80년 만에 폭설이 오며 영하 40도로 기온이 떨어졌다”며 “힘들었지만 그런 풍경에서 연기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보름 정도 산에서 전투신을 찍으며 동지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보고타'에서는 삶을 향한 각자의 열망들이 뒤엉켜 치열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보고타는 콜롬비아의 수도로, 콜롬비아는 실제로 영토가 적도에 걸쳐져 있는 '뜨거운' 나라다. 실제 온도만큼 영화 속 장면들에도 붉은 톤이 많이 사용됐다.
'보고타'팀은 영화의 주 무대인 보고타를 메인 로케이션 촬영 장소로 잡았다. 유명 관광지보다 이민자들의 애환, 현지인들의 삶이 묻어나는 일상의 공간들을 통해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어내려 했다. 현지의 일상적이고 날것 그대로인 장면들은 범죄 드라마의 장르적 매력도 배가했다. 또한 카리브해의 휴양도시 카르타헤나, 지중해의 섬나라 사이프러스 등에서 촬영하며 이국적인 풍광을 담았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두 영화의 공통점은 주인공들이 더 나은 삶을 꿈꾼다는 것이다. '하얼빈'의 안중근은 독립을, '보고타'의 국희는 신분 상승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정진한다. 혹한의 '하얼빈'과 혹서의 '보고타'라는 배경은 주인공들의 강한 열망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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