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음악방송 앙코르 무대는 축제 분위기와도 같았다. 각종 1위 공약을 실천하는 자리로, 노래와 퍼포먼스보다는 팬 서비스 중심으로 무대를 꾸렸다.

이날 영상에 대해 대중은 인상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이들은 "라면을 먹든 짜장면을 먹든 너무 멋지다", "먹으면서 웅얼웅얼 노래하는 거 귀엽다"며 열광했다.

당시 대중 역시 이들의 라이브 여부보다는 퍼포먼스의 즐거움에 집중했다. 상모를 돌리며 서로를 '바보'라고 부르는 멤버들이 귀엽다는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MR 제거' 라이브 클립 편집본이 등장함에 따라, 아이돌의 가창 실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앙코르 무대의 축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든 추세다. 아티스트는 긴장 속에 무대를 선보이고, 대중은 이를 평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애써 아티스트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시도하면 대중의 날카로운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노래하지 않으려고 부리는 수작'이라는 것.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티스트들이 앙코르 무대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앙코르 무대가 실력 논란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그룹 르세라핌은 앙코르 무대를 계기로 실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금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룹 아일릿 역시 데뷔 직후 첫 앙코르 무대 라이브를 시작으로 실력이 부족하다며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르세라핌은 이후 3월에 동일한 곡의 1위 무대에 리코더를 가져와 연주해 화제가 됐는데, 일각에서 역시 비판이 나왔다. "앙코르로 무언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보다 라이브로 노래하는 모습이 더 멋지다", "앙코르 회피"라는 등의 반응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1위 앙코르 무대에서 만큼은 평가보다는 즐기고 축하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을 떨 정도로 긴장한 채 노래하는 아티스트의 모습은 '1위 축하'라는 앙코르 무대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물론 실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아티스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축하를 위한 자리인 만큼 대중이 조금은 관대한 마음으로 앙코르 무대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아티스트와 팬 모두가 1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그 순간만큼은 평가를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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