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긱시크란, 긱(Geek)과 시크(Chic)의 합성어다.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지식이 풍부한 괴짜 같은 사람을 의미하는 긱과 세련된 멋을 의미하는 시크가 더해진 말이다. 올해 글로벌 패션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프레피룩(학생다운 분위기의 단정한 복장)과 너드룩(어리숙한 모범생 느낌의 패션)에 뿔테·무테안경을 더해 괴짜다움을 표현한 패션이 바로 긱시크룩이다.
작년 Y2K 패션의 반대급부로 올드머니룩이 떠올랐듯, 특이한 안경 착용을 특징으로 하는 긱시크는 올드머니룩의 우아함에 맞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긱시크를 내세운 신상품을 선보였다.

블랙핑크의 지수와 로제도 긱시크룩을 선보였다. 지수는 지난달 29일 큰 사각 무테안경을 착용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지수는 양 갈래로 머리를 땋아 괴짜다운 무드를 더했다. 로제는 2월 업로드한 모든 일상 사진에서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주로 오버핏의 상의와 함께 캐주얼한 연출을 선보였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연예계 긱시크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던 셀럽들이 단정한 차림에 안경으로 친숙한 괴짜의 모습을 보여주니 팬들은 특히 열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긱시크룩의 영향으로 안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아이웨어 브랜드 '매그앤드로우'(MAG AND DRAW) 관계자는 "확실히 안경 매출이 늘었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이 10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긱시크 트렌드가 반영된 안경을 대중이 따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긱시크 디자인의 눈에 띄는 안경이 아닌 무난한 디자인 안경 매출이 크게 늘었다. 긱시크룩이 주목받음에 따라 일반 안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긱시크룩의 한 요소인 스트라이프 셔츠나 플리츠 스커트 등의 매출도 상승했다. 한 온라인 패션몰 관계자에 따르면, 긱시크 트렌드와 연결되는 상품 판매가 눈에 띄게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긱시크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했다. 한 브랜드가 봄 시즌 상품으로 카디건이 한 달 만에 완판되어 4차례나 리오더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플리츠 스커트 수요도 많다. 올해 S/S 시즌으로 나온 신상품이 한 달 만에 전체 발주량의 83%가 판매됐다"며 긱시크룩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아이돌은 연예 산업의 최전선에서 유행을 선도하며 패션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Y2K, 올드머니룩에 이어 긱시크룩까지 이어진 트렌드가 향후 연예계에서 어떻게 소비될지 주목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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