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섯 밴드들은 ‘스페셜 땡스 투’를 주제로 4라운드 경연을 시작했다. 이날의 미션은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오면서 고마웠던 이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을 전하는 무대로, 첫 번째 순서는 전인권밴드였다. 무대에 앞서 전인권은 “산다는 게 역경을 딛고 기뻐하다가 마음이 힘들어지고 하는 것의 반복”이라며 “어두웠던 과거의 시절을 견뎌낸 나와 우리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하고자 한다”면서 자신의 3집 수록곡인 ‘다시 이제부터’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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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저조한 성적으로 위태로웠으나, ‘소리 없는 강자’로 우뚝 서 현재 누적득표수 2위를 기록 중인 다섯손가락은 다섯 친구들은 오랜 친구이자 멤버인 보컬 임형순에게 감사의 무대를 바치기로 해 임형순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임형순은 “전혀 몰랐다”며 ‘찐’으로 놀라 얼떨떨해 했고, 이두헌은 “임형순의 보컬에 맞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을 작곡했으나, 임형순이 양보하면서 제가 이 곡을 부르게 됐다”고 애틋한 우정과 인연을 털어놨다. 이두헌은 “학창 시절, 선생님에게 노래 혹평을 들은 게 트라우마가 돼 노래를 부르지 못 했었는데,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을 계기로 다시 노래를 할 수 있었다. 임형순은 가수로서의 목소리를 내게 해준 사람”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잠시 후 다섯손가락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을 ‘재즈 록’ 스타일로 리드미컬하게 재탄생시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세련된 편곡과 수준급의 연주가 깊은 여운을 남긴 가운데 무대 뒤, 젊은 시절 다섯손가락의 사진들까지 띄워져 감동을 더했다. 무대 후 이두헌은 “35년 전 이후로는 (임형순에게) 맞춰서 곡을 쓴 적이 없다”며 새로운 곡을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도 이어갔다. 이두헌이 연필로 직접 쓴 악보를 건네자 임형순은 “이런 악보를 받아본 게 1984년도다. 안 변했다. 똑같다”며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이두헌은 “‘네가 있었기에 내가 있던 시간’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임형순이 있었기에 제가 있던 시간이 40년 가까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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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자로는 ‘누적득표수 ‘6위’로 간신히 탈락을 면했던 이치현과 벗님들이 나섰다. 이치현은 “더 내려갈 데가 없다. 올라갈 일밖에 없는 것”이라며 심기일전, ‘스페셜 땡스 투’를 10년 연애 끝에 결혼한 아내에게 바쳤다. 그는 “반 무명이던 가난했던 시절, 아내의 생일에 오천 원밖에 없었다”는 사연과 함께, 인두화를 선물하며 써줬던 글에 음악을 붙여 선물로 만들었다는 ‘당신만이’를 선곡해 무대에 올랐다. 이치현의 달콤한 보컬과 함께 이치현과 아내의 연애 시절 모습이 스크린에 띄워진 로맨틱한 무대에 타 밴드들도 “가사도 너무 좋고 아름답다”, “이치현 씨가 소프트한 곡을 잘한다”며 극찬했다.
이치현은 이 곡을 한다고 했을 때의 묵묵한 아내의 반응을 전하면서도 “속으로는 따뜻한 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배성재는 “아내 분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아내가 보내온 손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아내의 감동 어린 메시지에 이치현은 주체하지 못할 만큼 눈물을 쏟아냈다. 이치현은 “너무 고생을 많이 시켜 미안해서”라며 무명시절부터 자신의 곁을 지켰던 아내를 향한 마음을 표현, 지켜보던 청중까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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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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