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2AM 멤버 겸 배우 정진운은 영화 '리바운드' 촬영 현장에서 코치 역을 맡은 안재홍을 제외하고 필드를 뛰는 선수 중 유일한 30대다. 그는 막내 안재호와 13살 차이가 났지만, 동생들에게 꼰대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생들 덕분에 즐거운 촬영이 가능했다고 동료 배우들을 치켜 세웠다.

극 중 정진운은 규혁 역을 맡았다. 규혁은 실력파 선수였지만 발목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길거리 내기 농구를 전전했다. 강 코치(안재홍 역)에 의해 부산 중앙고 농구부에 합류하며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다.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 캐스팅을 위해 오디션만 500명을 봤다고 말했다. 정진운은 오디션이 아닌 캐스팅이었다. 500명을 오디션했음에도 규혁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정진운이었다. 그는 "오디션은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회사로 받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도전해보고 싶다', '아닌 것 같다'고 하기도 전에 회사에서 '너라면 할 테니, 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라고 하면서 진행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항준 감독님이 실제로도 부담스러워하셨다. 이렇게까지 질문을 꼭 해야겠냐고 하시더라. 캐릭터 분석 포함해서 머리 스타일, 태닝을 얼마만큼 할지, 신발은 무엇을 신을지 등등 확정이 난 것도 아니었는데 거절할 수 없게끔 했다.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마음가짐과 읽기 전의 마음은 정말 달랐다"고 말했다.

'리바운드'는 정진운에게 4번째 영화다. 그동안 했던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크기도 하다. 그는 "마음가짐 다르지 않겠느냐고 생각해주시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다르지 않다. 어떤 시나리오, 어떤 감독님, 얼마의 예산이 들어가든 저한테는 소중하게 연기해야 하는 시간이다. 저예산 영화, 웹드라마 등 저한테는 다 똑같다. 이 캐릭터가 얼마나 살았으면 좋겠는지, 사람들이 봤을 때 2AM 정진운 그리고 배우 정진운이 아닌 캐릭터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신영이가 말하는 걸 많이 들어봤다. 신영이와 비슷한 사람이 오디오 감독님이었다. 규혁이의 말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이 신영이랑 오디오 감독이지 않나. 사투리 선생님, 신영이, 오디오 감독님의 피드백을 담아 만든 규혁이의 사투리였다. 영화 보면서도 개인적으로 '그래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치고는 경상도 사투리를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진운은 "내가 그 말을 싫어한다고 느낀 게 형이 '진운이도 힘들 때가 오는구나'라고 하더라. 저도 테이핑을 안 하고서는 못 할 것 같았다. 코트가 저를 잡아당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재홍이 형과 둘이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형이 내게 '저도 힘든 날이 오네'라고 하셨다. 순간 자존심이 상했는데, 어떻게 하나. 실제로 형은 코치님 같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이야기를 내가 싫어하는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운은 "그래서 영화 '리바운드'는 시작점이라 재밌다. 리바운드를 잡게 되면 두 번째 기회가 되겠지만, 그 리바운드를 잡았는지 안 잡았는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공을 잡으려면 치열한 몸싸움을 해야 하고 팀원을 믿고 뛰어야 한다. 아직 그 팀원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그 공을 잡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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