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는 무색해진 지 오래다. 일찌감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아이돌 1세대들이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기반을 닦았고, 뒤를 이은 후배들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 요즘엔 웬만한 아이돌은 데뷔 전부터 꾸준하게 레슨을 받기 때문에 예전만큼 '발연기' 논란도 많지 않은 편이다. 배우로 영역을 확장한 아이돌의 연기력은 이미 상향 평준화됐다. 그중에는 기대 이상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다. 연기에 감을 잡은 아이돌은 감정 표현이 더 뛰어나다는 시각도 있고, 오히려 거대 팬덤을 보유한 덕에 작품 흥행에도 보탬이 된다.
이쯤 되니 영화 관계자들도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색안경을 벗는 추세다. 더 나아가서는 눈에 불을 켜고 탐내는 재목들도 있는데, 그 주인공으로 가수 아이유와 그룹 워너원 출신 박지훈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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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올해 개봉을 예정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을 통해 스크린 행보를 이어간다. 배우 박서준과 호흡을 맞추게 된 아이유는 이 작품에서 급조된 축구 대표팀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 방송국 PD 이소민 역을 맡았다. 특유의 유머 코드가 돋보이는 이 감독의 연출과 아이유의 연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뤘을지 기대를 모은다.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며 여심을 훔친 박지훈은 7살 때 MBC '주몽'으로 데뷔한 아역 배우 출신.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접했던 덕에 기본기가 탄탄하다. 2017년 보이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한 이후 원래 꿈이었던 연기에도 욕심내며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카카오tv '연애혁명', KBS 2TV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에서 주연으로 호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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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도 이미 차고 넘치는 사랑을 받는 아이유와 박지훈이다. 어쩌면 안주할 수도 있는 이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배경에는 '연기'라는 장르에 대한 순수한 갈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유와 박지훈에게 있어 배우라는 역할의 무게감은 여타 배우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이유와 박지훈은 거침없이, 다만 너무 성급하지 않게 뚜벅뚜벅 연기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닌 '아이돌 평정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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