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호평속에 종영한 ‘홍천기’부터 ‘사내맞선’ 그리고 최근 넷플릭스 새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를 차기작으로 확정하며 어느 때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효섭이 일문일답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안효섭은 ‘사내맞선’에서 재벌 3세 CEO 강태무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외모, 목소리, 재력, 거기에 노력까지 겸비한, 신이 모든 걸 플렉스 해서 빚어낸 듯한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냈고, 신하리 역을 맡은 김세정 배우와 현실 로맨스 케미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완벽한 캐릭터지만 망가짐도 불사하는 유쾌한 연기는 물론 달달한 눈빛과 후진 없는 직진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저격,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드는 ‘심장폭격기’에 등극했다.
이에 전국 4.9%로 시작한 시청률이 최고 11.6%까지 수직상승했고,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2위로 글로벌 흥행까지 성공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낭만닥터 김사부2’, ‘홍천기’ ‘사내맞선’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시에 방송 되며 팬들을 대거 양성했다.
지난 5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사내맞선’에서는 강태무(안효섭 분)와 신하리(김세정 분)가 서로를 향한 변함 없는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약속하며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맞았다. 달달하면서도 유쾌한 쾌속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시원케한 안효섭의 열연에는 종영 후에도 끊임 없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내맞선’을 끝낸 안효섭은 ‘너의 시간 속으로’ 촬영에 한창이다.

안전하게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모두가 긴장되고 답답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지만, 즐거운 대본과 긍정적이고 유쾌하신 모든 스텝, 배우분들이 있었기에 행복하게 촬영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Q. 강태무란 역할을 하기로 결정하게 된 동기나 이유가 있다면?
대본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그만큼 아무런 걱정 없이 잠깐의 시간 동안 푹 빠져서 읽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강태무가 놓인 이 재미난 상황들에 놓여있고 싶었고, 코미디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강태무라는 인물이 마냥 가볍지만도 않아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낀듯하다.
Q. ‘강태무’란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중점으로 둔 부분이 있다면?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강태무의 첫 느낌은 '비현실적이다'였다. 정말로 만화에서 나온 인물 같은 이 비현실적인 인물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측면만 고민하다 보면 강태무가 가진 '다방면으로 잘하는' 많은 매력을 놓칠 수 있기에 태무라는 인물이 ‘세상 어딘가엔 존재할 거다 ‘라고 믿고 연기를 했다.
무엇보다 강태무의 말투가 제일 고민스러웠다. 어떤 면에서 이 인물이 쓰는 말투가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인지하면서도 태무 특유의 어투를 만들어내어야 태무의 맛을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분들이 차차 태무의 말투가 적응이 되면 다채로운 매력이 더 잘 돋보일 거라고 믿고 연기했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강태무를 믿고 내가 내 자신을 믿는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태무의 가장 큰 매력은 소년미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 보면 냉정하고 칼 같은 도시 남자 이미지가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누구도 받아야 마땅할 부모님의 사랑을 못 받고 정체되어 있는 소년이 안에 살고 있더라. 그래선지 그 빈 공간을 채우려고 완벽한 삶을 추구하게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런 태무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인물인 하리를 만나면서 본인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때로는 유치한 다툼을 하기도 하고 순수한 사랑을 느끼기도 하면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본인의 모습을 느끼고 변화하게 됐다. 이런 지점이 연기를 하면서도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이게 다가온 것 같다.
Q. ‘강태무’를 연기하며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항상 어떤 역할을 맡든 간에 부족함을 느끼고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씬에 어떤 연기가 아쉬웠다기보다 매 상황 ‘조금 더 재밌게 풀 수 있었을 텐데’, 혹은 ‘이렇게 말고 저렇게도 해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지점들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모여서 결국엔 캐릭터가 완성된다는 걸 알기에 더 아쉬웠던 것 같다.
그 아쉬움을 붙잡고 있지 않을 만큼 좋았던 건 모든 것을 최고의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였다. 촬영하는 내내 참 감사했다.
Q. 배우 김세정, 김민규, 설인아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행복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일단 배려심이 모두 넘치는 분들이어서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하면서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누군가 생각을 던지면 그것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방법으로 수용하며 만들어진 재미난 장면들이 많았다.
나는 세정이가 하리로서 이야기한 부분. 소소한 애드리브와 호흡들에서 ‘씬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까?’하는 그런 고민을 이타적으로 하려고 했다. 이렇게 모두가 열심히 해왔고 나 또한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강태무가 만약 맞선 자리에서 하리 대신 진짜 진영서를 만났다면?
진영서의 성격과 태무의 성격을 보면 선 자리에서 바로 합의하고 헤어지는 아주 짧은 만남이었을 것 같다.
Q. “사랑이란 실체도 없는 감정”이라던 강태무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장면은?
놀이터에서 하리와 태무가 통화하는 장면이다. 술에 취한 하리가 학생들을 만류하며 전화는 끊기고 태무는 바로 하리가 있을 법한 곳을 찾아 뛰쳐나간다. 하리를 걱정하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문득 정신이 돌아왔을 때 태무는 ‘내가 누군가에게 이만큼의 감정을 줄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어떤 사람을 위해 내가 이만큼 흔들릴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바로 다음날 하리에게 해고 통보를 하는데 감정을 부정하고 싶어서였다. 처음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부정하면서도 다시 하리에게 가는 걸 보면 사실상 태무는 사랑을 두려워하면서 갈망을 했던 거다.

이 부분은 시청자분들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웃음)
Q. 강태무와 신하리가 사내연애를 하면서 일과 사랑에 고민은 없었을까?
일할 때는 정말 칼 같은 강태무다. 태무와 하리는 회사에서도 같이 일을 하지만 일에 대한 태무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태무는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사장이고, 냉철하기도 하다. 일 이야기가 나오면 순간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태무가 일을할 때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서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다면 연애할 때는 반대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하나로 직진하다. 할아버님이 아프셔서 미국에 가야 하는 태무가 하리에게 같이 가자고 했을 때 하리는 한국에 남기로 했다. 두 사람 모두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고 태무는 그런 하리를 존중하고 믿고 이해하고 있기에 혼자 미국행을 결정했을 거다.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했는데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것처럼 태무가 지닌 인간적인 순수함은 정말 닮고 싶은 부분이다.
Q. ‘사내맞선’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금 딱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계차장님(임기홍 분)이 눈치 없이 회식에 낀 태무와 개발 1팀에게 폭탄주를 만들어 줄 때였다. 사실 간단한 지문이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본 선배님의 연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모두가 진심 어린, 존경의 박수를 보냈고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짧은 지문도 이렇게 다채롭게 표현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집 욕실에서 맥주 따고 흔드는 연습을 했다고 하시더라. 이렇게 매 순간 진심으로 연기하시는 걸 보고 나도 다시 한번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날이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데이트 도중 갑자기 비가 내린 날, 하리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신경 써 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태무가 오히려 하리에게 먼저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입맞춤을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그것을 떠올리는 모습도 너무 예쁘고 만들어낸 감정이 아닌 ‘태무와 하리라면 이런 대화를 하고 정말 이랬을 거야’라고 대화를 하며 현장에서 그려졌다. 이렇게 진심을 다 한 따뜻한 장면들이 시청자에게도 스며들어 행복한 마음이 드는 그런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Q. ‘다방면으로 잘합니다’ ‘자기야’등 수많은 대사가 화제가 됐다. 안효섭이 가장 어려웠던 대사는?
아무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상당히 많았다. 촬영 초반에 태무의 나르시시즘이 섞인 모습들을 표현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스펙에 대해 자랑하는 그런 대사들이 처음에 좀 힘들었고, 혹은 ‘대형견 남’ ‘돈지랄 남’ 등 하리가 친구들 사이에서 곤경에 처했다고 느낀 태무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켜주고자 했던 대사들도 어려웠다.
특히 하리를 보며 “심쿵 했잖아요”라는 대사가 있었다. 보통 심쿵을 하면 심장이 쿵 하는 걸 느끼지 말로 하지는 않지 않나. 그걸 바로 상대방에게 말한다는 게 큰 숙제였고 충격이어서 실제로 내 심장이 쿵 했다.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됐다. 강태무에서 오게 된 건지 좋은 현장에서 사람들과 일하게 되어 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둘 다 일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태무와 나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태무가 자기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면서 나도 융화가 되어 전보다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Q. ‘사내맞선’이 전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인상 깊은 시청자의 반응이 있었는지? 최근 더해진 인기를 실감하는지?
K-드라마 콘텐츠들이 점점 관심을 받게 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사실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 어떤 작품이든 진심이 담긴다면 다름을 넘어서 모두에게 통할 수 있구나라는 행복한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주변에서 반응을 많이 보내주었는데 하나하나가 인상 깊었다. 사내맞선을 사랑해 주시는 글들, 혹은 부족함을 찾아서 적어주시는 글들까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폈던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이 있듯이 모두의 입맛에 맞을 수 없다는 점도 인지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만 한 발자국 물러나서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 같다. 최근에 인기를 실감하는 지점이라면 so 작품을 잘 안 보는 오랜 친구들도 ‘사내맞선’은 본다더라. 하하.
Q. ‘낭만닥터 김사부2’, ‘홍천기’, ‘사내맞선’까지, 몰라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소화했는데, 캐릭터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변신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부담으로 느낀다기보단 새로운 인물에 대해 알아가 볼 수 있는 재밌고 심오한 작업이라고 생각을 했기에 순간순간 진심을 다해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홍천기의 하람을 마무리했던 시점과 사내맞선의 강태무의 시작 시점이 조금 가까웠기에 각각의 역할을 잘 봐주실 수 있도록 애썼다.

더 성장을 하거나 관심도가 좀 더 높아졌다고 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기보다는 원래 삶의 모토인 ‘매 순간, 지금,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앞으로 계속 이 일을 사랑하기에 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결과와 성과와는 별개로 현장의 모둔 순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Q. 이후 새롭게 연기해 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외적으로 도드라지고 정의로운 역할들을 해왔는데 마음 편히 망가지거나, 악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또 학원물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늦지 않은 나이에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된다. 교복을 입어보는 것도.
Q. ‘너의 시간 속으로’를 차기작으로,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소감은? 남은 2022년 활동 계획은?
‘사내맞선’이 끝나고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작품의 촬영을 진행 중이다. 강태무라는 역할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했기 때문에 바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차근차근 잘 만들어 가는 중이다.
일단은 작품에 최대한 열정을 쏟아서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매번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지만 팬분들과도 만날 수 있은 계기를 꼭 만들어 보려고 한다. 나도 팬분들과 꼭 만나고 싶다.
Q. 강태무에게 한마디 한다면?
강태무씨! 당신은 충분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기에 하리와 같이 그 사랑을 나누면서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사내맞선’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
시청자분들의 큰 응원으로 ‘사내맞선’이 사랑 안에 막을 내렸다. 태무도 하리도 저도 각자의 행복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애써준 좋은 사람들, 스태프와 감독님 작가님, 동료들 시청자분들 팬분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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