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의 인생에서 가장 큰 상실과 아픔을 남긴 것은 바로 '유산'이었다. 힘겨운 마음으로 병원 검사를 받고 나온 부정은 "아이는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라는 메시지에 더욱 복잡하고 괴로웠다. 이 역시 정우를 대신해 강재가 보낸 것이었다.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어서...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서...미안합니다"라는 답장에 이어, 정우의 유품 곳곳에서 부정의 흔적을 발견한 강재는 혼란스러웠다. 그들 모자(母子)와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부터 아이에게 매달 5만 원씩 보내온 부정의 입금 내역까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깊은 관계였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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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강재, 정수의 삼자대면도 그려졌다. 부정과 찰나의 눈맞춤을 나눈 강재가 걸음을 재촉했지만, 결국 세 사람은 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들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침묵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날 부정에게 전하지 못한 강재의 마음이 담긴 내레이션은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슬픔에 모양이 있을까요? 아픔에 크기가 있을까요? 고통에 이름 같은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 것만큼 아픈 건 없을 겁니다. 내 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겁니다"라는 닿지 않을 위로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특히 "혹시 오늘도 죽을 만큼 괴로운 하루를 보내셨나요? 저는 오늘 죽음처럼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라는 애처롭고 절절한 고백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로등 아래 홀로 흐느끼는 강재의 눈물 엔딩도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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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10회는 오늘(3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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