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다정의 갑작스런 포옹에 잠시 얼음이 된 채 서 있던 주영도는 “나는 당신의 눈물이 하는 말을, 당신의 체온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 나는 네가 미치게 가여워서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어”라는 속마음을 읊어 내려가며 천천히 팔을 뻗어 강다정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그 밤 당신이 안아준 사람은 형을 잃은 열 한 살의 나였고, 환자를 잃은 스물여섯 살의 나였고, 더는 세상에 빚을 질 수 없어 당신조차 잃으려하는 바보 같은 지금의 나였다”며 영원을 약속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강다정을 포기하려던 속내를 덤덤히 내레이션으로 쏟아냈다.
ADVERTISEMENT
이어 주영도는 출연한 라디오에서 강다정의 사연을 듣게 됐고,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 다 그렇게 들렸어요. 너를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라고 자신을 향해 사연을 읽는 강다정의 환영을 보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마지막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하겠다는 듯 강다정 환영의 눈을 피해버렸던 것.
라디오 DJ가 사연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주영도는 “그렇게라도 옆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던 터. 더불어 “그 남자 분은 아마 자기 진짜 마음을 본인도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하고요”라는 진심을 내비쳤고, 이를 듣던 강다정은 주영도의 고백에 눈물을 글썽이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ADVERTISEMENT
그러면서 “나도 주영도씨가 좋아졌어요. 그 말도 지금은 안 할 거고”라며 돌려서 애틋한 진심을 전했다. 강다정은 “영원히 함께 하자 그런 말은 필요 없어요. 두 시간짜리 영화에선 두 시간이 영원이잖아요. 난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주영도의 걱정을 무마시킬 정도로 단단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 후 집에서 청소를 하던 강다정은 접시를 깼고 아래층 병원에서 이 소리를 들은 주영도는 부리나케 위로 올라왔다. 깨진 그릇을 치우며 도와주던 주영도는 돌아가려다가 자신이 준 인형 과자가 각각 강다정-주영도 이름을 붙인 채 이불처럼 수건을 덮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주영도가 피식 웃으며 나가버리자 당황한 강다정이 오해하고 가면 안 된다며 주영도의 셔츠 덧단을 잡아 당겼고 순간, 셔츠 단추가 떨어지며 주영도의 가슴이 드러나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ADVERTISEMENT
강다정은 체이스(윤박 분)를 만나기 위해 은하철도의 카페에 들어서다 우연히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로 접은 장미를 발견, 손으로 집어 올리던 체이스를 목격하고는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종이 장미와 함께 과거 채준의 면면들이 떠오른 강다정은 두려움에 휩싸여 뒷걸음질 쳤고, 이때 나타난 주영도는 떨고 있는 강다정을 붙잡으며 돌려세웠다.
눈물 어린 눈으로 주영도의 팔을 꽉 잡는 강다정, 걱정스런 눈빛을 한 주영도, 차갑게 표정이 식어버린 체이스가 차례로 담기는 ‘삼자 대면 엔딩’이 펼쳐지면서 앞으로 불어 닥칠 파장에 긴장감이 증폭됐다.
ADVERTISEMENT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