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우 한예리는 지난 20일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코로나 시국을 고려해 일정을 비공개로 하고 조용히 출국하려 했으나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인 만큼 출국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한예리가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영화 '코리아'를 통해 상업영화계에 진출하면서다. 한예리는 남북 단일팀의 북한 선수 류복순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북한 사투리 구사로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가져갔다. 드라마 '청춘시대'에서는 20대 청춘이 갖고 있는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녹두꽃'에서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는 여각 주인 역의 분노와 슬픔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한예리는 최근 미국의 에코 레이크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해외 활동에 본격적인 신호탄을 쐈다. 에코 레이크는 "한예리가 보여준 '미나리'에서의 힘 있고 안정감 넘치는 연기에 깜짝 놀랐다"며 "미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기회를 찾을 그를 대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다코타 패닝-엘르 패닝 자매, 드라마 '홈랜드' 시리즈의 맨디 파틴킨, '페어런트 후드' 시리즈의 사라 라모스,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의 '더 스탠드'를 통해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오데사 영 등이 소속돼 있다. 오는 5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O2(Oxygen)',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더 시크릿', 드라마 '더 그레이트' 등 30편 이상의 작품들을 제작·지원해오기도 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상당히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착용, 애프터파티 등도 최대한 안전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마음껏 시상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지 모르나, 한예리가 시상식에 공식적으로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에 대한 해외에서 관심을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아카데미에서 '미나리'의 주역인 한예리를 공식 초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외에서 한예리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짐작할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글로벌 활동을 더 넓혀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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