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다룬 한스밴드 '오락실'
코로나19 시대 그린 TXT '날씨를 잃어버렸어'
코로나19 시대 그린 TXT '날씨를 잃어버렸어'

세 자매가 결성한 한스밴드는 10대들의 정서를 투영한 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락실'은 1998년 9월 발매된 데뷔 앨범 'hans band'의 수록곡. 멜로디는 명랑하고 밝지만, 가사를 들으면 금세 울컥한다. 물론, 당시 시대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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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잃었지만, 차마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한 가장들도 부지기수였다.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말도 못하고 출근하듯 아침에 집을 나온 그 시대의 가장들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오락실을 찾았다. 한스밴드의 '오락실'이 바로 이런 내용의 노래다.
'오늘의 뉴스 대낮부터 오락실엔 이 시대의 아빠들이 많다는데 / 혀끝을 쯧쯧 내차시는 엄마와 내 눈치를 살피는 우리아빠' '늦은 밤중에 아빠의 한숨소리' '무거운 아빠의 얼굴 / 혹시 내일도 회사에 가기 싫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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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잃어버렸어'는 지난달 26일 발매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 번째 미니 앨범 'minisode1 : Blue Hour'의 수록곡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교실에서 이어폰을 나눠 끼며 음악을 듣는 등 지극히 평범했지만, 이제는 잃어버린 일상에 대해 노래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날씨를 잃어버렸어’는 '오락실'처럼 멜로디는 밝고 신난다. 청량한 느낌의 댄스홀(Dancehall) 장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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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과 '날씨를 잃어버렸어' 모두 10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한 가지 다른 지점이 있다. '오락실'이 현실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10대의 순진무구함을 그린다면, '날씨를 잃어버렸어'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우리의 여름을 돌려달라'고 말하는 식이다.
또한 '날씨를 잃어버렸어'는 '빅히트표' 가사의 문학성도 돋보이는 노래이다.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표현하지 않고, 친구들과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여름'에 빗대 척박한 현실을 유려한 문체로 묘사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어느 연령대보다도 힘들고 혼란스런 오늘을 살고 있을 10대들의 '코로나 블루'를 동년배의 공감력으로 위로한 선도적 아이돌로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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