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노란색 ‘허클팬’ 티셔츠를 입은 무리들이 그린 스테이지 곳곳을 채웠지만, 무대 위 허클베리 핀의 진짜 힘은 안일하게 고개나 까딱이던 무리를 결국 펄쩍 뛰게 만든다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허클베리 핀입니다!”라는 외침부터 남다른, 보컬 이소영의 시원한 보컬이 음악의 기본 옵션이라면 격렬하게 건반을 두드리고 때때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객원 키보디스트 루네의 퍼포먼스는 CD로는 채울 수 없는 록페스티벌만의 즐거움이다. 그린 스테이지를 채운 모든 관객들이 ‘허클팬’이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허클팬’들이 진즉에 기다리고 있었을 두 번째 곡 ‘낯선 두 형제’를 들으며 몸을 흔들기 위해 꼭 예습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빅탑 스테이지를 광란의 분위기로 몰고 간 9mm Parabellum Bullet의 공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굉장한 속도와 파워의 드러밍이 만들어내는 질주감과, 긁는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헤비한 기타 스트로크가 만나 빅뱅을 일으키자 관객들은 헤드뱅잉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서로에게 강렬한 슬램을 날리기 시작했다. 일종의 전염처럼, 서로 몸을 부딪치는 숫자가 늘어났다.
여름, 지산,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글. 위근우 기자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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