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이 모험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곳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정경을 찾아내는 것은 탐험이겠지요. 그래서 토쿠마루 슈고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치밀한 탐험가 입니다. 늘 오가던 귀갓길의 작은 정원을 물구나무 서서 바라본다면, 매일 쳐다보는 창가를 누군가의 어깨에 걸쳐 넘겨다 본다면, 그건 틀림없이 새롭게 발견되는 낯선 장면일 겁니다. 그리고 토쿠마루 슈고는 크게 뜀뛰거나, 앞뒤로 구르지 않고도 그토록 새로운 시선의 모양 틀을 발견해 내는 사람입니다. 대관절 리코더가, 몇 번의 박수가, 기타와 건반이, 이렇게 신묘한 물결을 그려내는 것을 우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만나 볼 수 없이 투명한 음악의 정령을 위한 샤머니즘처럼, 그의 음악은 고막과 심장 너머에 있는 알 수 없는 몸의 일부를 진동시킵니다.

그의 새 앨범 < In Focus? >의 두 곡, ‘KATACHI’와 ‘Decorate’의 뮤직비디오가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한 신호입니다. 남들이 알아챌 수 없는 의미의 틈새, 음악의 모퉁이를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섬세하고 신중한 감각과 사유일 테지요. 그리고 그 연약한 생각의 뭉치를 귀에 넘치지 않는 크기로 다듬고 잘라내는 조심스러운 손길이야말로 토쿠마루 슈고의 가장 큰 힘일 겁니다. 손으로 구겨 버릴 수 있는, 쉽게 젖어버리기도 하는 종잇장 같은 아름다움의 무리는 그래서 때때로 슬프기도 하지만, 그 위태로움이야말로 순수함의 가장 애달픈 본질이지요. 아무리 황홀한 환상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종이로 만든 망원경은 폭우 속에서 망가져버리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그의 음악은 결국 기도가 됩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쨍쨍 맑은 날이 이어질 수 있게 해 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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