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는 허각, 존 박, 장재인, 강승윤 외에도 데뷔 20년차 가수 윤종신을 새삼 스타로 만들었다. 심사위원 이승철의 독설과 윤종신의 분석은 가 엄청나게 흥미로운 쇼가 되는 데 큰 몫을 했고, 의 성공을 좇아 등장한 MBC (이하 )은 아예 김태원, 이은미, 신승훈, 방시혁, 김윤아 등 심사위원 겸 멘토들을 중심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대부분 일반인인 오디션, 콘테스트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의 캐릭터는 방송의 색깔을 만들고 성패를 가른다. 에서 현재 방송 중인 과 MBC ‘오늘을 즐겨라’, 온스타일 의 심사위원들을 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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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MBC )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방시혁은 ‘면접관형’ 심사위원이다. 동료 심사위원 신승훈이 말했다. “저기 무서운 사람 있어요”. “무슨 배짱으로 연습을 안 하고 오는 거예요? 태도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가 없네요. 노래를 자랑하듯 부르지 마세요.” 자체 스모키 메이크업을 장착한 듯한 ‘매의 눈’으로 참가자를 응시하는 방시혁의 심사평은 종종 동료들이 “너무 화 내지 말라”며 진정시켜야 할 만큼 분노로 불타오른다. 가뭄에 콩 나듯 칭찬도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타고난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는 “연습이 부족해요”의 서막이고, “진심을 정확하게 표현했어요”는 “가창력은 굉장히 낮아요”의 전주곡이다. 하지만 반전의 미학이 있는 심사평처럼 그는 탈락 후 자신의 화려한 브로치에 대해 비판한 출연자가 부활하자 그에게 새 브로치를 선물하는 센스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곡가”라는 180도 다른 멘트를 들었다. 심지어 ‘못된 곰’ 같이 생겼다는 시청자 평가에도 수긍할 줄 아는 겸허한 심사위원. 그러나 방시혁 씨, 아무래도 그런 브로치는 나쁜 버릇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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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MBC )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이은미는 ‘선생님형’ 심사위원이다. “대부분의 소리가 호흡으로 다 새요. 지금처럼 목의 힘을 많이 써서 노래하면 콘서트도 레코딩도 불가능합니다. 오른쪽 부분만 사용해 소리를 내기 때문에 얼굴이 찌그러집니다” 등 족집게처럼 문제점을 짚어낸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에서도 “슬픈 노랫말을 부르는 것까진 좋은데 호흡도 계속 울어요. 모든 멜로디를 이어서 부르는 건 대단한 능력인데요” 등 비꼼이 첨가되지만 그가 참가자들의 목 상태와 미래까지 우려하며 혼을 담은 심사평을 토해내는 것은 그 자신이 평생 보컬리스트로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랑노래를 부르며 상대가 ‘부모님’인 것 같다는 중학생에게 좋은 선생님을 구해 주기로 하고, 열정만 앞서는 어린이에게 “춤 출 때 표정은 2PM 형들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에둘러 말해주는 것 역시 그가 알고 보면 따뜻한 도시보컬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니 참가자들은 아주 가끔 그가 주는 당근에 마음껏 감격해도 좋다. 괜히 표정관리하고 있다간 “칭찬해 드렸는데도 별로 안 기뻐하시고…섭섭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다시는 칭찬 못 받을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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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MBC )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김태원은 ‘상담가형’ 심사위원이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뮤지션이지만 사실 에서 김태원의 역할은 평가보다 격려와 성찰에 가깝다. 참가자들을 향해 “싸움 잘 할 것 같이 생겼는데”나 “(머리카락을) 벗을 수 있는 거예요?” 처럼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면서도 선글라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의 시선은 종종 본질에 그대로 닿는다. 그는 “당신에게 자신의 음악이란 무엇입니까?” 같은 뻔한 질문에서 시작해 참가자의 마인드를 보여주고 “인간의 본성은 경험하지 않는 곳을 가는 것입니다. 저는 경험해 보겠습니다”라며 호불호가 갈리는 참가자에게 왕관을 준다. 긴장해서 가사를 잊은 참가자에게 “내 딸과 동갑”이라며 격려하는 자상함,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에게 “굉장히 위험한 곡입니다. 다른 심사위원들이 잘 몰라요” 라고 지적하는 엉뚱함은 에 예상치 못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토크에 비브라토가 있다면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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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도 (MBC ‘오늘을 즐겨라’)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설운도는 ‘청문회형’ 심사위원이다. 분위기를 띄우려 애쓰면 “본인이 노래를 잘한다 못한다소리 하지 마시고 노래만 하시기 바랍니다”, 친근하게 웃으면 “살살 웃으시는 거 보니까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자신의 노래를 부르겠다고 해도 “제 노래 안 하셔도 되고요. 더 이상 안 들어도 되고요”라며 매몰차게 내친다. 어떤 변명도 부상이라는 핸디캡도 설운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에게 통하는 건 오로지 미모 뿐이다. 남자에겐 일단 ‘태도 불량’을 지적하며 김현철에게 1점을 준 뒤 “끝났으니 가세요”라 내치지만 크리스탈에게는 “장윤정 씨를 능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끝나고 커피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이에요”라고 극찬하며 10점 만점을 주고, 최송현에게는 혹시 자신이 이상형 아니냐며 작업성 심사 멘트를 던진다. 결국 5점 받은 조혜련이 “이영춘 씨!”라며 항의해도 “고발하세요. 파출소 가던지”라며 개의치 않는 대범한 편파성, 이 정도면 정계진출 해도 기죽지 않을 정도의 굳은 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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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상 (MBC ‘오늘을 즐겨라’)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유현상은 ‘피의자 심문형’ 심사위원이다. 늙은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형상의 이 환갑의 로커는 설운도와 달리 미녀에게도 가차 없는 독설을 퍼붓는다. 신인배우 이태임에게는 “뭐 하시는 분이에요?”라며 1차 굴욕을 안긴 뒤 “그냥 여기 재미로 나와서 하시는 거예요? 여기가 어느 자린데 그런 식으로 노래를 해요?”라며 분노를 폭발시키고 홍수현에게는 “무서운 줄 알고 덤비세요”라며 아마추어들의 어설픈 도전을 경계한다. 가창력만큼은 빠지지 않는 편인 루나 역시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면 안 나왔을 거예요” 라는 혹독한 심사평에 눈물을 쏟고 말았으나 ‘ㄹㅘㄱ’의 서슬 퍼런 자존심은 굽히지 않는다. 데뷔 25년차 ‘ㄹㅘㄱ커’의 말대로, ‘ㄹㅘㄱ’은 더 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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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온스타일 )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이소라는 ‘시어머니형’ 심사위원이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 받지만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합니다” 라는 프로그램의 모토대로 그는 시종일관 위엄 있는 태도를 유지하며 참가자들을 긴장시킨다. 미션을 무시해 지적받은 참가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한 감점의 요인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감점이 아니라 탈락의 요인”이라 받아치고, 산만한 디자인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피스들이 제각각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 의도를 알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높이 있는 만큼 멀리 보는 그의 눈은 비단 결과물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안일한 태도를 발견하면 “우승에 대한 욕심 없이 탈락하지 않는 것만 목표인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꼬집기도 하니 한 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성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의상에 대해 “잘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고 창의적인 걸 해본 데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는 그래도 그가 누구보다 참가자들의 편에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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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원 (온스타일 )
전문성 ★★★★★
호감도 ★★★★★
자기표현력 ★★★
김석원은 ‘신사형’ 심사위원이다. 이소라, 간호섭 교수와 함께 시즌 1부터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인 만큼 참가자들의 시행착오와 기본기를 냉철하게 읽어낸다. “의도를 듣고 옷을 보면서도 공감할 수 없는 게 문제”라거나 “어설픈 비대칭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건 과감함이 아니라 부족함”이라는 뼈아픈 지적을 하면서도 그는 특유의 젠틀한 태도를 벗어나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그 조근조근한 말투로 “기저귀에 실례를 한 후의 모습 같아요. 굉장히 흉해 보여요” 라는 살벌한 심사평을 내놓는다. “자신도 뭘 디자인해야 되는지 몰랐던 것 같아요. 스스로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을 것 같아요”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디자인을 내놓은 참가자들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 심사평도 김석원의 특징. 매주 그가 선보이는 개성 있으면서도 깔끔한 복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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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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