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이스탄불영화제 ‘벌새’ 수상 현장 김보라 감독(맨 왼쪽), 린 램지 감독(가운데).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이스탄불영화제 ‘벌새’ 수상 현장 김보라 감독(맨 왼쪽), 린 램지 감독(가운데). /사진제공=콘텐츠판다
김보라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벌새’가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제38회 이스탄불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골든 튤립상)을 수상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이다.

시상식에서는 ‘케빈에 대하여’ ‘쥐잡이’의 린 램지 감독이 직접 김보라 감독에게 상을 건네고 손등에 키스하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상을 받게 될 줄 몰랐기 때문에,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때, 무슨 상을 받는 거냐고 옆에 앉은 감독님께 물어봤다. 골든 튤립상이라는 말에 너무 놀랐다. 환대해준 이스탄불영화제 관계자들, ‘벌새’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감사하다. 한국에서 여성 감독으로 장편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데, 이 상이 마치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하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뜻깊은 마음을 표현했다.

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결된 개인의 서사를 담고 있는 ‘벌새’는 14살짜리 소녀가 냉혹하고 폭력적인 세계를 마주할 때의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이에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plus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벌새’는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뉴욕에서 열리는 트라이베카영화제 경쟁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벌새를 향한 영화계의 관심이 뜨겁다. 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벌새’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 및 KNN관객상 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특별상 및 새로운 선택상 수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돼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오는 8월 말 국내에서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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