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은 ‘보이스2′(극본 마진원, 연출 이승영, 제작 콘텐츠케이)에서 범인의 눈으로 현장을 보는 싸이코패스 형사 도강우 역을 맡았다. 첫 방송부터 거칠면서도 출중한 수사력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 중반부부터는 진짜 정체를 의심케 하는 미스터리까지 소화해내며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도강우는 독단적인 언행과 실감 나는 현장 감식 능력 때문에 실제로 범죄경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기도 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3년 전 동료 형사를 살해한 진범이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지난 방송에선 27년 전 싸이코패스 아버지의 살해를 도왔다는 의혹과 함께 나홍수(유승목) 계장을 살해한 용의자로 몰리며 도망자 신세까지 됐다. 이진욱은 그런 도강우가 가진 ‘싸이코패스’와 ‘형사’라는 이질적인 두 캐릭터를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매회 발생한 코드제로 사건 해결에서 보여준 사이다 활약은 시청자들이 열띤 환호를 보낸 이유 중 하나. 지난 3화 미성년자 성폭행범 염기태(연제욱)에게 “피해자와 가족들이 널 용서 안 했는데 누가 용서해?”라며 사이다 발언을 했다. 또 “당신네들이 날 막은 덕분에 미수에 그쳐서 몇 년 안 살고 나올지도 모르는 거”라며 이죽거리는 염기태에게 “그 전에 나랑 좀 놀자”며 무심히 계단 밑으로 밀어내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미세하게 드러나는 감정 연기도 설득력과 몰입력을 높였다. 유일하게 믿었던 강권주(이하나)까지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자 “당신은 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네”라며 복잡한 심경을 말없이 눈빛만으로 표현해낸 것.
이처럼 이진욱은 형사 액션, 숨겨진 사연에 대한 미스터리,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다 잡아내며 존재감을 입증시켰다. 이제 그에겐 역대급 살인마 방제수(권율)를 잡을 일만 남았다. 극한의 긴장감과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도강우는 남은 2회에서 어떤 결말을 쓰게 될까.